102세 할머니 대장암 수술 건강회복 비결은?

102세 할머니 대장암 수술 건강회복 비결은?

기사승인 2011-12-25 15:24:01
[쿠키 과학] 대장암에 걸린 102세의 할머니가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암 절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가톨릭대 의대 대장항문외과 김준기 교수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문 모 할머니가 건강을 회복, 성탄절을 앞둔 24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문 할머니는 1909년 생으로, 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령 환자로 기록될 것이란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심근경색증으로 심장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과 백내장 수술을 받은 경우가 있긴 했지만 100세 이상 암 환자가 암 절제 수술에 성공, 건강을 회복하기는 문 할머니가 처음이다. 더욱이 해외에서도 지난 9월 영국에서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은 할머니가 99세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할머니는 이보다 3살이 더 많은 셈이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전 세계 최고령 암 환자 수술기록 부문에 문 할머니 사례를 한국기록원을 통해 등재할 계획이다.

전신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초고령의 암 환자는 대개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하고 항암제 또는 방사선 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만 받게 마련.

그러나 문 할머니와 그의 가족들은 완치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히 문 할머니의 대장에서 발견된 암은 초기에서 말기까지 4단계의 암 병기 중 비교적 초기에 가까운 2기 정도였다는 점이 이 같은 가족의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검사결과 문 할머니는 항문 쪽에서 4.5㎝ 상방에 위치한 ‘하부 직장’과 15㎝ 상방에 위치한 ‘S결장’에 암이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문 할머니는 지난 15일, 내시경(복강경)으로 암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다.

문 할머니는 수술 후 금방 혈압과 맥박이 정상수치를 되찾는 등 100세를 넘긴 고령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수술 후 3일 만인 18일, 중환자실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4일째인 19일에는 스스로 걷고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됐다. 문 할머니는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퇴원했다.

문 할머니가 이렇듯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상처가 아무는데 최소 1주일 이상 걸리고 고령의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로 대신한 덕분이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1∼2㎝ 크기의 절개 창 3∼4개만 뚫고 복강 내 환부를 도려내는 치료법이다.

문 할머니의 아들 고 모씨는 “어머니가 국내 몇 안 되는 청정지역인 제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평소 절제된 생활습관으로 100세 이상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명료한 정신건강을 유지했기 때문에 연세와 관계없이 완치를 목표로 수술 받기를 선택했다”며 “어머니가 앞으로도 건강하고 오래 사실 수 있도록 각별히 부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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