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흑백 무성 영화 ‘아티스트’ 어떻게 만들어졌나?

[Ki-Z 클로즈무비] 흑백 무성 영화 ‘아티스트’ 어떻게 만들어졌나?

기사승인 2012-01-28 13:00:01

[쿠키 영화] 3D와 4D로 제작된 영화들이 열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놓고 이에 역주행하는 ‘대담한’ 흑백 무성영화가 등장했다.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의 ‘아티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21세기에 출현한 흑백의 무성영화. 일부에서는 트렌드에서 벗어난 도전으로 시대착오적인 선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셸 감독은 대사를 대신 해 배우들의 표정, 눈빛, 몸짓 등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해냈고 독특한 감성을 전하며 ‘21세기형 무성영화’를 탄생시켰다.

오래전부터 무성영화에 대한 애정이 컸던 미셸 감독은 4개월에 걸쳐 ‘아티스트’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후 제작자인 토마 랑그만의 전폭적 지원 아래 촬영에 돌입했다.

영화는 실제 워너 파라마운트가 위치한 미국 할리우드의 심장부에서 제작됐다. 최고의 무성영화로 꼽히는 찰리채플린의 ‘황금광 시대’ ‘시티 라이트’의 촬영장과 헤리 콘, 맥 세네트, 더글라스 페어뱅크스의 스튜디오를 35일간 오가며 완성했다.

흑백영화지만 영화 전체는 컬러로 촬영됐다. 제작사에 따르면 촬영팀은 로스앤젤레스 최고의 흑백 필름 랩에 찾아갔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요즘 나오는 흑백 필름의 정밀하고 날카로운 느낌은 옛 무성영화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감독과 촬영팀은 500 ASA 컬러 필름으로 촬영을 진행한 후 재작업을 통해 모든 영상을 흑백으로 변환시켰다. 화면은 흑백 무성영화의 첫 규격이었던 1.33대 1의 포맷으로 촬영됐다.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대사 대신 음악이 캐릭터의 감정표현을 대신하기에 영화 속 음악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뤼도빅 브뤼스 음악 감독은 7~9분짜리 시퀀스별로 음악을 작곡해 인물 내면의 울림과 연결되도록 했다. 또 80명의 플랑드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낸 멜로디는 영화 속 감동을 배가시킨다.

‘아티스트’는 영화에 소리가 처음 등장했던 1920-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다. 무성영화계 최고 스타였던 남자 조지 발렌타인과 새로운 유성영화 시대의 아이콘이 된 여배우 페피 밀러의 운명적 사랑을 담는다.

이 영화는 지난 15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2월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개봉은 2월 16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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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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