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부러진 화살’ 발언, 모두 책임질 것” 공식입장

정지영 감독 “‘부러진 화살’ 발언, 모두 책임질 것” 공식입장

기사승인 2012-02-01 10:24:01

[쿠키 영화] 영화 ‘부러진 화살’이 작품의 배경이 된 사건의 진위를 놓고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정지영 감독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 감독은 지난 3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작품으로 사회적 발언과 소통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어떤 각도에서 논란이 된다 해도 기쁨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이 논란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영화의 진실에 다가가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회적 논의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감독의 시선과 의도에 대해 의심하고 질문하기에 작가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싶어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미디어는 그것과 소통하는 자의 인생관 혹은 세계관에 따라 다르게 읽히게 마련이다. 문화이론에서는 그것을 ‘굴절’이라고 부른다. 빛이 어떤 사물을 통과할 때 통과하게 되는 물질의 성질에 따라 그대로 통과하기도 하고 꺾이기도 하며 반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작품이 갖게 되는 메시지의 해석은 그것을 애초에 의도하고 만든 작가의 몫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의 세계관도 그대로 보여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굴절은 왜곡과는 다르다. 우리 사회 성원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세계관으로 영화가 던진 의미를 해석하고 새로운 논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은 영화에서 제기한 문제가 무엇인가와 관계없이 우리 사회가 공론화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현 상황에 대한 아쉬운 점도 전했다. 정 감독은 “어떤 경우는 아직 영화도 보지 않은 채 감독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또 맡은 역과 연기자의 관계를 악의적으로 모독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합리적인 토론의 기초가 아예 부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마저도 고맙다. 덕분에 이 영화는 더욱 관심을 얻게 될 것이며 그로써 이 영화를 보게 되는 관객들 중엔 보다 많은 이들이 감독의 진정성을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인터뷰하고 발언한 일체의 언급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다. 이는 감독으로서 당연한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개봉한 ‘부러진 화살’은 5년 전 벌어진 석궁 테러사건을 바탕으로 사법부의 부조리함을 꼬집는다. 영화 개봉 전인 지난달 11일, 대법원은 각 법원에 이 사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사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자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러진 화살’은 흥행을 염두하고 만든 허구임에도 사법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1심에서 이뤄진 각종 증거조사 결과를 외면한 채 항소심의 특정 국면만 부각해 사실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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