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김범 “연기도 외모도 많이 성숙해졌대요”

[Ki-Z 人터뷰] 김범 “연기도 외모도 많이 성숙해졌대요”

기사승인 2012-02-11 14:49:00

[쿠키 연예] 성숙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어른스러워지고 차분해졌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배우 김범은 분명 지난 1년 사이 성숙해졌다. 여유로운 표정은 안정된 내면을 그대로 담은 듯했고, 한 계단 올라선 그의 연기는 긴 휴식이 가져온 기다림의 징표같아 보였다.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TBC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에서 이국수 역을 맡아 정우성, 한지민과 호흡을 맞춘 김범은 겨울 산행이라도 마친 듯 피곤한 얼굴임에도 생기와 활력만은 넘쳐났다.

“‘빠담빠담’ 이전에 1년 간 휴식을 가졌죠. 한참 바쁘게 달렸는데, 정말 쉬지 않고 달린 느낌이었죠.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왔던 길 되돌아보지도 못하고…. 1년 간 숨고르기 하면서 주위를 둘러봤어요.”

김범은 전작 MBC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끝낸 이후 “휴식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앳띤 얼굴로 로맨스 연기를 하기에는 부족해보인다는 당시 혹평과 낮은 시청률로 상처도 받았다. 하지만 열흘 이상 연달아 쉬어본 적이 없었던 김범에게는 이러한 휴식이 소중한 시간이 됐다. 그는 “처음 일주일간은 집에서 나오지 못했다”라며 “그동안 못 만난 지인 만나면서 재충전도 했고, 그 시간이 그립고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휴식 끝에 만난 ‘빠담빠담’은 그에게 배우로서 두 번째 도약이었다. 그는 “다시 달리는 데 좋은 작품을 만나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는 가운데 시원한 물을 마신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범은 ‘빠담빠담’에서 수호천사 이국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넉살좋고, 엉뚱한 4차원 캐릭터로 스스로를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천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고 강칠(정우성)의 수호천사를 자처했다. 희안하게도 어느 순간 앞일을 내다보는 예지력을 얻었고, 한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날 자신은 진정한 천사가 될 거라 믿는 인물이다.

이번 드라마를 위해 김범은 체중을 10kg을 감량했고, 촬영이 하루 이틀 쉬는 날이 있으면 궁금해서 현장을 찾기도 했다.

“첫 촬영부터 너무 걱정이 됐어요. 노희경 작가의 표현하기 힘든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부담이 됐죠. 어떻게 처음부터 어디부터 풀어 나가야 할지 막막했고요. 다행히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이 있었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항상 붙어 있던 정우성 선배님과 호흡 잘 맞아 무엇보다 행운이었죠.”

‘빠담빠담’은 사전제작 드라마는 아니지만 철저한 제작준비와 쪽 대본 없기로 유명한 노희경 작가의 이른 탈고로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이 최고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쪽대본이 없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이라 신기했다”라며 “항상 마지막 회 방영 날까지 촬영했는데, 노 작가님은 이미 첫 방송부터 20부작을 다 써놨다더라. 덕분에 감독님과 배우들도 여유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었다. 노 작가님은 엄청난 버팀목이 됐었고 정신적 지주였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김범은 이번 드라마에서 특히 신들린 발악연기에 큰 호평을 얻었다. 시청자들로부터 “그의 연기에 소름 돋았다”, “연기력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을 들었다. 그는 “어떤 후회도 없을 작품이었지만 걱정에 비해 주위에서 많이 좋아해주시고 호평해주셔서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며 “스스로 만족하기보다 ‘내가 작품 하는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고 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어떤 신이었을까.

“15회분에 있었던 장면인데, 병원에서 정우성 씨의 손을 잡고 얘기하는 신이었어요. 대본이 무려 10장이 넘어갔죠. 혼자 독백처럼 이야기 하는 거라 굉장히 긴장을 했었죠. 감정을 잘 잡아야 했고 대사도 틀리면 안됐기 때문에 부담이 컸어요. 대사가 아직까지 생각이 나요. 너무 신경이 쓰여서 하루종일 굶었죠. 그런데, 한번에 OK 났어요. 감독님이 원래 평소 칭찬을 잘 안하시는 분인데 처음으로 잘했다고 칭찬하셨죠. 그 때 돼서야 안도하고 다음 신으로 넘어 갈 수 있었어요.”

꼭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물었다. 그는 “인간의 양면성을 보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동전의 앞뒤 혹은 흑과 백처럼”이라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열린 마음이 지속됐으면 좋겠다. 느낀 바가 크고 이러한 감정을 잃지 않고 싶다. 새 작업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 국수는 정말 저에게 오래오래 남을 것 같아요. 작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울 것 같아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사람 사이에서의 교감 등 사소하지만 소중하게 느껴야한다는 것을 배웠죠. 큰 추억이 되고 그리운 날이 될 것 같아요. ‘빠담빠담’은 짧지만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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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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