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들의 ‘눈물 고백’…웃음 뒤에는 뼈아픈 가족사 었었네

개그맨들의 ‘눈물 고백’…웃음 뒤에는 뼈아픈 가족사 었었네

기사승인 2012-02-14 07:59:01

[쿠키 연예] 늘 웃음을 선사하며 즐거움을 안기는 개그맨들에게는 남모를 뼈아픈 가족사가 있었다. 최근 개그맨들이 잇따라 가족에 대한 비밀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밝고 씩씩한 평소의 이미지와 다른 이들의 눈물 고백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진심어린 응원과 위로를 받고 있다.

이수근은 어머니가 무속인인 사실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지난 1월 31일 방송된 KBS ‘승승장구’ 100회 특집에서 이수근은 “어릴 적 어머니가 병원에서도 병명을 알 수 없는 병을 앓았는데 알고 보니 신병이더라. 자식들을 생각해 신을 받지 않으려고 애 쓰셨는데 결국 받으셨고 지금도 일을 하고 계시다”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 신당을 차려 출가한 엄마를 찾아 경기도 양평에서 전라도까지 찾아갔던 사연을 전하며 눈물을 펑펑 쏟아낸 이수근은 “지금 이렇게 편하게 고백할 수 있는 이유는 엄마의 인생과 직업, 운명을 존중하기 때문이다”라며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그 직업을 자식이 창피하게 생각한다면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할 도리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수근은 현재 아내의 투병과 둘째 아이의 뇌성마비 판정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둘째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나왔는데 왼쪽 뇌 부분이 완전치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지금은 재활로 많이 좋아져 걸을 수도 있다. 아이가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큰 위안이 된다”고 고백했다.

또한 “아내가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둘째를 가졌을 때 임신중독증으로 힘들어했고 아내가 아이를 포기하지 않아 치료가 늦게 됐다며 “아내가 신장이 많이 망가졌는데 장인어른이 선뜻 자신의 신장을 아내에게 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과거에 이어 현재에까지 가족으로 인해 힘든 일들을 가감없이 고백해 출연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컬투의 정찬우는 데뷔 18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슬픈 사연을 털어놨다. 정찬우는 지난 1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스타특강쇼’에서 “아버지가 뇌를 다쳐 식물인간이 되셨고 6세의 지능으로 외출하셨다가 끝내 아사(餓死)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군대에서 사격 훈련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들었다”라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얘기를 들어보니, 아버지가 집을 나가신 거였다. 아버지는 치킨집에서 닭을 먹고 돈이 없어 경찰서로 보내졌고 경찰서에서도 말이 안통하니까 그냥 내보낸 거다. 아버지는 그렇게 어딘가 가서 음식을 먹고 쫓겨나시다가 아사하셨다. 못 먹어서”라고 말했다.

정찬우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갔을 때 다짐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울지 않기로”라며 “아버지가 가르쳐 준 정직하자, 책임지자, 거짓 없이 살자, 있는 그대로 살자는 말을 가슴 속에 새겼다”고 전하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추억을 되새겼다.

‘뽀식이’ 이용식은 아버지가 북파공작원이었던 사연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용식은 최근 채널A 이산가족 프로젝트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북파공작원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대청도에서 태어난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2006년 이 같은 사실을 첫 공개한 바 있지만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아버지는 황해도 은율군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을 피해 북한을 탈출했다. 가족들에게도 탈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갑작스레 사라지자 어머니는 인민군에 끌려가 열흘 동안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어머니는 3형제를 이끌고 북한을 탈출해 남한 친정으로 피난을 갔다”고 말했다.

당시 이용식의 아버지는 남측 해군본부에서 여러 가지 군사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다행히 이용식의 가족은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때 다시 만났다. 이용식은 “아버지는 북한에서 가장 빠른 배 샛별호를 타고 처가댁을 찾아왔다”라며 “온 가족이 함께 샛별호를 타고 가다가 바람이 강해져 대청도에 잠시 머물렀다. 때마침 대청도에 해군 본부를 만들라는 명령이 떨어져 그곳에 터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그우먼 박미선은 최근 SBS ‘스타킹’에서 “예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오래도록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지켜보기 힘들어 산소호흡기를 떼는데 동의했다. 내가 의사에게 가서 (떼달라고) 말을 했다”며 “마음이 아팠지만 그것이 돌아가신 아버지 뜻일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출연진들을 눈물짓게 했다.

박미선은 후배 개그맨 임성훈이 지난해 여동생이 뇌사 상태로 입원한 뒤 장기기증 동의서에 대신 사인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그 후 개그맨에 대한 꿈을 포기했다고 털어놓자 이 같은 사연을 밝히며 죄책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따뜻한 위로를 했다. 비슷한 일을 겪은 당사자로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진심어린 위로였다.

개그맨들이 선사하는 웃음은 눈물과 절망 속에서 피어난 꽃과 같다. 타고난 재능과 화려한 입담을 지닌 만큼,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났을 것만 같은 개그맨들의 의외의 뼈아픈 가족사는 여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공감과 위로를 이끌어내고 있다. 눈물을 삼키고 위기를 극복하며 타인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들의 미소가 더 값진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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