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열여덟, 열아홉’ 쌍둥이가 사랑에 빠진다면…

[Ki-Z 작은 영화] ‘열여덟, 열아홉’ 쌍둥이가 사랑에 빠진다면…

기사승인 2012-02-25 13:26:01

[쿠키 영화] 두 개의 난자와 두 개의 정자가 만나 탄생한 이란성 쌍둥이는 생김새와 성격 등이 달라 서로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다는 심리분석 결과가 있다.

대다수의 이란성 쌍둥이가 들으면 기절초풍할 이야기지만 영화 ‘열여덟, 열아홉’(감독 배광수, 제작 영화사도로시)은 쌍둥이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는다. 자극적이고 막장 요소가 넘쳐날 것 같지만 영화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 묵묵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본다.

첫사랑을 시작할 나이인 열여덟 살의 이란성 쌍둥이 호야(유연석)와 서야(백진희)는 지나치게 사이가 좋은 남매다. 스티커사진을 찍으러 간 어느 날 서야는 호야에게 입을 맞추고 숨겨둔 마음을 고백한다.

당황한 호야는 서야의 마음을 받아주지도, 거절하지도 못한 채 도망치듯 같은 학교 도미(엄현경)와 사귀고, 서야 역시 같은 학교 복싱부의 일강 선배(정헌)와 연인이 된다. 하지만 억지로 형성된 이들의 관계는 엇갈린 사랑 속에 상처만 남길 뿐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호야는 돌파구로 복싱에 매달린다. 복싱은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늘 주춤거렸던 호야를 한층 강하게 변화시킨다. 사각 링 위에 올라 얻어터지면서 지독한 성장통을 겪는 호야. 여자 친구와 여동생 사이에서 깊은 갈등에 빠지지만 결국 동생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며 용기를 낸다.

인생 선배이자 복싱 코치인 기주(이영진)는 방황하는 호야에게 “어른이라고 미래가 훤히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냥 되는 대로 사는 것일 뿐”이라고 조언하지만 호야는 “다시는 도망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영화는 쌍둥이의 감정을 왜곡된 시선이 아닌 ‘어리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필요 이상의 감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관객이 그 의도에 공감할지는 의문이다.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는 고민을 가지고 성장해가는 호야의 모습을 통해 성장의 문제들을 한번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오는 3월 1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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