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드’ 홍현희 “‘개콘’, 곧 따라잡을 테니 지켜브아~요”

‘더 레드’ 홍현희 “‘개콘’, 곧 따라잡을 테니 지켜브아~요”

기사승인 2012-03-01 12:28:00

[쿠키 연예]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그녀. 남자들로부터 부채로 맞고 싶어 하는 이상한 심리를 일게 하는 주인공. SBS ‘개그투나잇’의 가장 강렬한 코너 ‘더 레드’의 주인공 홍현희다.

홍현희는 ‘더 레드’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고 고급 와인바에 앉아 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개그맨 장유환이 상위 1%라는 설정으로 무대에 등장해 자신의 직업이나 환경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고 홍현희는 독설을 내뱉으며 부채로 ‘잘난 척 말라’며 얼굴을 때린다. 시청자들은 어느새 홍현희의 독설과 부채 가격에 대리만족과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최근에는 SBS ‘강심장’에 출연해 게스트들에게 빨간 깃털 부채를 무참히 가격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지난 29일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만난 홍현희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녹화 준비에 한창이었다.


“예전에는 빨간 드레스와 부채가 없으면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요. ‘더 레드’가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드리기도 했지만 ‘강심장’을 보고 저를 몰랐던 분들도 ‘쟤는 대체 누구야?’ 하며 호기심을 갖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지난 2007년 SBS 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홍현희는 지난해 S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지만, 한 때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찻사’)의 폐지 등을 겪으며 개그맨으로서 가야하는 가시밭길을 포기, 제약회사에 취직해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기도 했다.

“개그맨의 길을 포기한 동기들이 요즘 저를 보고 자신감이 생겨 다시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요.(웃음) 한때 평범한 직장으로 살았는데, 당시 회사에서 인기 만점이었죠. ‘정말 웃긴 애’로 불렸으니까요. 그래서 개그를 쉬는 동안 더 자신감이 생겼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일상에서 많은 아이디어도 얻고 그랬죠.”

수입은 불과 1년 사이 5~6배 올랐다. 일주일에 5일 이상 스케쥴이 잡혀 있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방송은 물론 광고와 행사, 라디오 게스트 출연 등 한때 꿈으로만 생각하던 소망들이 현실이 됐다. 욕심도 남다르다. 목표는 시청률 20%를 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따라잡는 것.

“‘개콘’ 보면 참 부럽죠. 일단 시간대가 너무 좋잖아요. 일요일 저녁에 집에서 쉬면서 TV를 틀어놓는 경우가 많고, 한두 코너 재밌으면 계속 집중해서 보게 되고…. 하지만 우리는 처음에 시청률 4%대로 시작해 지금 인기 코너의 경우 9%까지 기록하고 있어요. 토요일 밤 12시 방송이라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희망이 있는 수치예요. ‘개콘’, 곧 따라 잡을테니 지켜 브아~요.(웃음)”

‘개콘’에 출연 중인 개그맨 허안나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 서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챙겨보며 응원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친분이 있어도 그의 독설은 피해갈 수 없다. 홍현희는 때론 ‘그 따위 밖에 못하는 그야? 언젠가 따라잡을 그야~’하는 장난스런 엄포 문자를 보내기도 한단다.

“아버지가 아직도 일을 하시는데, 제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싶어도 졸리셔서 결국 못 보시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도 시청률 많이 오르면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시간대로 가겠죠? 매주 1%씩 올라서 2달 간 10%가 올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녀의 당당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초반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많이 받았다. ‘더 레드’를 시청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독설을 내뱉으며 부채로 얼굴까지 때리는 그를 보고 어리둥절했다. 그 어떠한 상황에도 그 누구를 만나고 굴하지 않는 당당함과 뻔뻔함은 ‘더 레드’의 강력한 무기이자 홍현희를 지금의 자리까지 올려준 인기 요인이다. 그 당당함과 특유의 말투는 평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때릴 수 있는(?) 당당함의 원천은 어디에서 어디서 오는 것일까.

“늘어지면서도 포인트가 있는 특유의 말투와 어디에도 굴하지 않는 자세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어요.(웃음) 아빠가 정말 말이 많으셔서 엄마가 매일 ‘제발 1절만!’이라고 외치시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늘 말을 많이 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에서 살아왔어요. 그런 일상에서 접하는 아이디어가 많았고, 목소리 톤도 원래 평소랑 거의 비슷해요. 조금 늘어지는 부분에 포인트를 줬는데 다들 재밌게 봐주셔서 보람을 느끼죠.”

‘더 레드’ 코너에 게스트도 늘릴 예정이다. 초대해서 부채로 때리고 싶은 게스트로는 강용석 의원과 배우 이서진, 이승기 등을 꼽았다. 한 개그맨을 국회의원 집단 모욕죄로 형사고소했다 취하한 강용석 의원에게는 개그맨을 대표해 독설을 날리고 싶다는 포부다.

“이서진 씨를 부채로 때리면서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멘트를 꼭 해보고 싶어요. 이승기 씨는 ‘강심장’에서 만났을 때 MC라 차마 때리지 못했는데, 주객이 전도돼서 게스트로 나오신다면 산뜻하게 때릴 생각입니다. 물론 팬 층이 있기 때문에 안티를 모으지 않으려면 좀 살살 때려야겠죠?(웃음)”

‘더 레드’로 한 계단 오른 그는 아직 인지도나 지명도 부분에 있어 가야할 길이 많다. 새로운 코너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그는 “갈수록 ‘쟤 뭐야?’하는 분들이 줄어들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모든 이들이 나의 부채를 열망하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욱 다양한 코너로 큰 웃음 선사하겠다”며 종종걸음으로 빨간 부채를 들고 녹화장으로 들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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