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오는 4.11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가 뜨겁다. 거리로 나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자신만의 공약을 알리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러한 가운데 유세 현장에서 마주치는 연예인들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철마다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는 후보들이 흔한 만큼 시민들의 발길을 끌기는 어렵지만, 인기 스타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2009년 결혼과 함께 모든 연예 활동을 접고 가사와 출산, 육아에 전념해왔던 배우 이영애는 새누리당 정진석(서울 중구)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 깜짝 등장했다.
정 후보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분! 오늘 정진석 후보를 응원 와주신 특별 손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한류스타 이영애씨였습니다! 항상 지지해주시는 쌍둥이엄마 이영애, 남편 정호영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이영애는 화장기 없는 민낯에 수수한 차림으로 남편 정호영 씨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이다.
이영애의 유세장의 방문은 정 후보와 평소 친분이 있던 정호영 씨와의 인연으로 비롯됐다. 남편의 지인을 위해 기꺼이 유세장에 방문한 것. 주부 이영애의 내조의 일원인 셈이다. 이영애는 현장에서 “제가 오랫동안 봐왔는데 참 진솔하고 겸손하신 분입니다. 여러분이 많은 성원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배우로 활동 중인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는 경기도 의정부시 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문희상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유세장을 찾았다. 문 후보는 이하늬의 모친인 인간문화재인 문재숙 이화여대 교수와 남매 사이로, 이하늬는 외삼촌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문희상 후보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조카 이하늬와 함께 의정부 행복로와 제일시장 일대를 돌며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반겨주셔서 더욱 힘이 납니다. 더 큰 의정부를 만들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유세장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 2002년 재보선 당시 출산한 지 보름 만에 유세 현장에 남편과 함께 뛰어들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배우 최명길 또한 서울 광진 갑에 출마한 남편 민주통합당 김한길 후보를 위해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김한길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최명길의 동료인 황신혜와 심혜진 등의 인기 배우 1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SBS 주말드라마 ‘폼나게 살거야’에 출연했던 신인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은 아버지 김부겸 후보(대구 수성갑)를 위해 지난달부터 적극적인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모든 개인 스케쥴은 접고 아버지의 일에 팔을 걷어 부치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송일국 또한 서울 송파 병에 출마한 어머니 김을동 새누리당 후보를 위해 유세장을 함께 하고 있다.
거리와 상점 등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며 펼치는 거리 유세는 직접적인 표심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후보들 간에 열띤 경쟁이 벌어진다. 좀처럼 주목 받기 힘든 유세장에서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시민들의 발길을 쉽게 멈춰진다.
때문에 후보들은 혈연과 학연, 지연을 총동원해 스타들의 유세장 방문을 성사시키는 데 열을 올린다. 단순히 방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NS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타들의 방문과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널리 알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연예인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안고 가야할 리스크는 존재한다. 가족을 위해서 혹은 지인을 위해 당당히 유세장에 나섰지만 정치색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일부의 팬심을 놓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반대 편의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로부터 오랫동안 비난을 받게 되는 경우는 흔하다. 스타들의 비(非)연예 활동에는 더 큰 희생이 뒷받침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