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하이킥’ 지원이는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Ki-Z 人터뷰] “‘하이킥’ 지원이는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기사승인 2012-04-07 14:15:00

[인터뷰]“저는 ‘하이킥’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딘가에서 모두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것만 같거든요.”

또렷한 이목구비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배우 김지원은 생기발랄한 매력이 넘쳐흐른다. 그러면서도 왠지 많은 사연을 지니고 있을 것만 같은 무게감 때문인지 그 동안 아픔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최근 종영한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 역시 마찬가지였다. 극중 김지원은 박하선의 사촌동생이자, 전교 1등의 모범생이면서도 남학생들에게 하이킥을 날릴 정도의 당돌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내면에는 부모님을 일찍 떠난 보낸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이었다.

CF를 통해 ‘오란씨걸’로 유명세를 탔고 이어 빅뱅과 함께 출연한 휴대전화 CF와 드라마 ‘왓츠업’, 영화 ‘로맨틱 헤븐’ 등에 출연했던 김지원은 상큼하고 발랄한 표정과 인형같은 이국적인 외모로 주목받은 데 이어 배우로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중이다. ‘하이킥’은 김지원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쉬움도 많지만 7개월 여정이 끝나서 시원섭섭해요. ‘하이킥’ 시리즈를 그동안 즐겨봤었는데 내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죠. 시트콤인데도 불구하고, 웃기면서 재밌으면서도 끝나고 나면 다시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 생각하고 인생을 돌아보는….”

이국적인 외모 탓에 ‘혼혈 아니냐’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 특히 동그란 안경을 쓰고 다닌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로부터 ‘인도 간디’라는 별명을 얻었다.

“100% 한국인입니다.(웃음) 아버지를 닮았는데 갈수록 어머니를 닮아가요. 혼혈이라고 장난치고 친구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그때마다 너무 재밌고 즐거웠어요. 오히려 제가 ‘나 사실 혼혈이야’라고 하면 모두들 믿어서 속이는 재미도 쏠쏠했죠.”

극중 전교 1등에 개인 명의의 집도 있어 부족할 것 없는 ‘엄친딸’ 캐릭터였지만 오히려 화려한 배경이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완벽함이 지원이의 아픔에 공감을 갖기 힘들게 했던 것.

김지원은 “연기하면서 지원의 완벽한 모습이 안쓰러웠다”라며 “더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라면서 캐릭터에 공감했다. 극중 캐릭터와 실제 성격과 비슷한 점도 많다. 극중 지원이 아버지와의 추억 때문에 오래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과 똑같이 실제 김지원도 4년 째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고 쓰고 있다.

“대본보고 깜짝 놀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쓰던 휴대전화를 저도 계속 쓰고 있었거든요. 드라마에서처럼 심각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장난쳤던 흔적이나 사진들도 많고, 필요성을 못 느껴서 계속 쓰고 있어요.”

성격이나 대사 스타일도 실제와 비슷했다. 그는 “하선 언니한테 시크하게 던지는 말투나, 혼자 사진 찍으러 다니고 음악 듣는 것도 비슷하다”라며 “공부 잘하고 완벽해 보이는 점만 다르다”라며 웃었다.

요새는 거리에서 깜짝 놀랄 만큼 ‘하이킥’의 영향력을 느끼고 있다. 어린 초등학생들이 ‘인도 누나’라며 아는 체를 하고 사인을 요청하는 것. 귀여운 어린 팬층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하이킥’ 덕분이다.

“좋은 감독님과 선배 연기자들을 만난 것도 행운이지만, 인간 김지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메이크업을 안 하고 돌아다녀도 알아보셔서 깜짝 놀랐어요. 신기하고 감사해하고 있어요.”

‘하이킥3’는 열린 결말을 그렸다. 하선(박하선)과 지석(서지석)은 눈물로 재회했고, 지원(김지원)은 르완다로 떠난 계상(윤계상)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했다. 또한 이적과 진희(백진희)는 부부가 됐으며 대통령이 된 승윤(강승윤) 옆에서 통역을 하는 수정(크리스탈)의 모습이 그려졌다.

“만약 하선과 지석이 결혼을 했거나 지원이가 계상을 따라 르완다로 갔다면 ‘해피엔딩’이었겠죠. 하지만 종영과 동시에 끝나는 느낌이 들었을 거예요. 열린 결말이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나는 촬영이 끝났지만 지원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원이 학교를 그만두고 뭐했을 것 같냐고요? 저는 르완다를 갔을 것 같아요. 당장은 아니고 준비를 한 후 스무 살 즈음에 가지 않았을까. 현명한 아이니까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할 것 같아요.”

김지원은 올 하반기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한다. 일본 거대 음반사 에이벡스 엔터테인먼트주식회사(avex entertainment inc.)와 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알렸다. 에이벡스는 하마자키 아유미와 에그자일(EXILE), 아무로 나미에 등 일본을 대표하는 많은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로, 이번 김지원의 일본 데뷔에는 다수를 히트시킨 프로듀서 팀이 참여한다. 김지원의 청순한 외모와 신비한 마스크가 일본에서도 통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적으로 발라드를 좋아해서 발라드로 데뷔하고 싶어요.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죠. 타이틀이 댄스라면 다음 곡은 발라드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니 다양한 모습을 다 보여드리려고 해요. 국내에서는 배우로, 일본에서는 가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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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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