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강남 오빠’ 유연석에 대한 진실과 오해

[쿠키人터뷰] ‘강남 오빠’ 유연석에 대한 진실과 오해

기사승인 2012-05-05 13:02:01

영화 ‘건축학개론’서 ‘차도남’ 이미지 빛나

“경기고 출신에 청담동 살았지만…‘강남’ 위화감 느끼기도”
SBS 주말드라마 ‘맛있는 인생’서도 엘리트 역할 맡아


[인터뷰] ‘국민 오빠’ ‘국민 여동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남 오빠’도 있다. 개봉 한 달 만에 관객 400만 명을 바라보는 영화 ‘건축학개론’이 큰 화제로 떠오르며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납뜩이’ 조정석과 더불어 ‘강남오빠’ 떠오른 배우 유연석(28) 또한 단숨에 인지도와 지명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여성들의 호감을 한 몸에 받는 부잣집 선배 재욱 역으로 출연하며 ‘압서방파(압구정과 서초동, 방배동에 사는 이들을 일컫는 말)’와 ‘강남 오빠’ 등의 각종 유행어를 양산한 유연석은 까칠하면서도 도도하지만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영화 속 캐릭터 때문에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조)정석이에게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반갑게 아는 체를 많이 한다는데, 저는 뚫어지게 쳐다만 보시고 쉽게 말을 건네시는 분들이 없으세요. 그저 ‘저 사람이 그 사람이야?’라고 수군거려요. 또 안경을 벗으면 잘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고요. 실제로는 밝고 어눌한 면도 많고, 말투도 느려요. 차가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답니다.”

이용주 감독으로부터 “가수 성시경 같은 도회적인 이미지”를 주문받았던 그는 “악역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다소 고민을 해야 했다. 그는 “성시경 씨가 하시는 라디오도 열심히 챙겨 들었다”라며 “너무 인위적인 모습을 만들어내지 않고도 여자들에게 인기 많은
남자, 감미로운 남자, 남자들에게 질투 받는 남자의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경기고 출신에 청담동 살아…실제로도 ‘강남 오빠’?

그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한 때 서울 강남의 삼성동, 청담동에서 살았다. 여기까지 보면 영화 속 ‘강남 오빠’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유연석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경상도에서 자랐다. 재수 학원을 다니기 위해 서울로 생활의 터를 옮긴 형을 따라 나선 것은 순전히 연기자가 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저도 학창 시절, 부러웠던 선후배들이 있었죠. 대학 시절, 집이 굉장히 잘사는 후배가 있었는데요, 1학년 때부터 좋은 차 끌고 학교 나오더라고요. 저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죠. 그 후배는 인기도 많았고, 여자가 그렇게 잘 따르던걸요. 영화 속 승민(이제훈)이처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경험이 있습니다.(웃음)”

지방에서 서울 강남으로 온 그는 한동안 위화감을 느끼며 살아야 했다. 그는 “다들 잘 사는데, 당시 나는 안 그랬다”라며 “외지에서 왔다는 위화감이 컸고,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까지 더해 적응하는 데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연기에는 이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영화에서 후배들이 나를 보며 느끼는 부러움과 생경함을 나도 학창시절 경험해기 때문에 연기하기 편했다”라며 “실제로 나는 학창시절 무서운 선배였다. 학교 생활 열심히 하는 FM 스타일이어서 후배들에게 이따금씩 ‘똑바로 하라’고 따끔한 충고를 하는 ‘무서운’ 선배였다”고 전했다.

“영화의 인기는 감사하지만, 아직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아요. 특히 저에 대한 질투(?)의 댓글이 많아서요, 하하. 수지와의 하룻밤 진실을 묻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여기에 답을 하자면, 서연(수지)이 승민(이제훈)을 진심으로 좋아했으니까 저와는 선을 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지와의 호흡은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아이돌 가수라는 선입견도 있었는데, 나이에 맞는 순수함을 갖고 있더라”라며 “팬들 의식하고 그렇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촬영 중 쉬는 시간에는 혼자 운동장 뛰기도 하고 햇살이 좋은 날에는 열심히 셀카 찍는 그러한 자유분방하고 명랑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답한다.

초등학교 때 참여했던 학예회. 관객의 박수 그리고 연기를 통해 이뤄지는 교감을 잊을 수 없어 배우를 꿈꿨다. 어릴 때부터 활발한 성격에 반장, 회장을 도맡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건축학개론’ 속 재욱처럼 방송반을 하며 아주 잠시 아나운서를 꿈꾸기도 했다.

◇ “첫 주말극 도전…시청자들에 대중적 인지도 올리고파”

유연석의 엘리트 이미지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8일 첫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맛있는 인생’에서 훈남 의사 역을 맡았다. ‘맛있는 인생’은 형사출신 한식당 주방장인 아버지와 네 딸들 간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내용으로, 유연석은 그들 중 첫째 딸인 장승주(윤정희)를 사랑하는 최재혁 역을 연기한다.

극중 최재혁은 병원 일에도 열심이지만 쉬는 날에는 클럽도 다니는 자유분방하고 매너 좋은 병원장의 아들로, 인기도 많지만 고교시절부터 좋아해 온 장승주를 일편단심 사랑하며 올인하는 캐릭터다. 병원장의 아들인 만큼 부유한 이미지가 관건이다.

유연석은 “주말극 주연으로 연기하게 되어 설레는 반면, 긴장도 되고 감사하다”며 “유다인과, 류현경 누나와는 이전 작품을 통해서 같이 좋게 작업했던 사람들이라 또 한번 같이하게 돼서 더욱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주말드라마답게 한 작품에 많은 배우들과 연을 맺을 수 있는 자체가 좋은 기회인 것 같고 박근형 선배님이 극중 아버지라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그간 입봉 하시는 감독들 작품에 많이 출연했는데, 저도 시작하는 단계라 시청률이 많이 나오지 않았죠. 주말드라마는 고정적인 시청률이 나오니, 나를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음 좋겠습니다”

옆에 있던 매니저가 ‘유연석 팬들의 열성이 톱스타 못지않다’고 귀띔한다. 촬영 현장에는 여느 인기 배우 못지않은 팬들의 ‘조공’이 줄을 잇고 있다. 촬영 현장에는 팬들이 보낸 각종 음식이 끊이지 않고, 그의 이름으로 한 팬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팬카페 회원수가 많지는 않은데, 남몰래 챙겨주는 따뜻한 모습들이 남다른 것 같다”라며 “진지하게 단계를 밞아가는 이미지, 다양성 있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올드보이’의 유지태 아역을 맡아 ‘충무로 샛별’로 떠오른 유연석은 결코 배우로서의 걸음을 서두르지 않았다. ‘올드보이’로 주목을 받을 시기에 공군에 지원해서 군 제대까지 마쳤다. 이후 영화 ‘혜화,동’의 출연으로 재조명 받은 그는 요즘 tvN ‘캣츠 앤 독스’ MC를 맡아 예능감도 드러내고 있다. 다양성 있는 모습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그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다는 유연석. 아직은 도전하고 싶은 것이 많은 배우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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