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명필름에서 투자와 배급을 맡은 영화 ‘두레소리’가 오는 10일 관객과 다시 만난다.
‘두레소리’(감독 조정래)는 ‘꿈꾸지 않으면’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11년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에서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SIYFF 시선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관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이 작품의 가능성을 엿본 명필름이 힘을 보태기로 하며 본격적으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명필름은 ‘시라노; 연애조작단’ ‘마당을 나온 암탉’ ‘부러진 화살’ ‘건축학개론’ 등의 작품을 연이어 흥행에 성공시키며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에서 220만 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으로 영어권 국가를 포함해 중국,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약 50개 국가에 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건축학개론’ 역시 400만 관객 돌파에 다가서며 한국 멜로영화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명필름이 택한 영화는 유독 강한 ‘뒷심’을 발휘한다.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부러진 화살’ 역시 개봉 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관객의 입소문을 타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부러진 화살’의 경우 5억 원의 저예산이 투입된 영화지만 346만 관객을 동원하며 저예산 영화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 보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규모가 작은 ‘부러진 화살’과 ‘두레소리’의 경우 마케팅에 큰 비용을 투자할 수 없어 온전히 ‘영화의 힘’에 의지했다. 개봉하기 2~3달 전부터 언론시사회를 비롯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를 수차례 진행하며 SNS 등을 통한 관객의 입소문에 의지했다.
물론 명필름에서 제작 투자한 영화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YMCA 야구단’(2002) ‘후아유’(2002) 등의 작품은 영화적인 측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명필름은 상업적이면서도 여러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을 선정하는 특징이 있다. 관객들의 진심을 믿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되면 과감히 투자하고 그 전략이 관객에게 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레소리’ 같은 경우는 명필름에서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후에 배급에 뛰어들었다. 이는 좋은 영화가 있다면 언제든지 손을 잡아준다는 의미다. ‘좋은 영화라면 관객이 봐 줄 것이다’라는 믿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선택이다. ‘진심’이 담긴 영화를 관객에게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명필름의 행보는 높이 살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두레소리’는 9일에 집계된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예매율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후 진가를 발휘하며 상위권에 랭크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두레소리’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국악 전공 학생들의 대학 입시를 소재로 미래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또 1기 두레소리 선배들의 이야기를 2, 3, 4기 후배들이 직접 연기해 사실감을 더한다. 국악이라는 생소한 소재와 큰 갈등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는 관객의 구미를 당기지 않을 수 있지만, 영화표 값 이상의 감동을 담아갈 수 있는 착한 영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