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환자, 가족 중 디스크 환자 있어… 허리에 무리가 가고 근육량을 적게 만드는 선후천적 원인이 디스크 가족력 만들어
[쿠키 건강] 척추전문의들은 임상 현장에서 가족관계인 디스크환자들을 많이 접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디스크면 자식도 디스크일 확률이 높은 걸까?
자생한방병원은 디스크질환 병력을 가진 남녀 242명을 대상으로 ‘디스크와 가족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통계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족 중 한 사람이 디스크에 걸릴 경우 다른 가족들도 척추건강을 의심해봐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디스크 판정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가족 구성원 중 디스크 병력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그들의 가족구성원 역시 디스크를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경우가 6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가족 구성원 중 디스크환자의 비율이 절반 이상(50~100%까지 합산)인 경우도 56%에 달했다. 이는 가족구성원이 6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3명 이상은 디스크질환을 앓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한 가족 구성원이 중증 이상의 심각한 디스크질환을 앓았을 경우 다른 가족구성원도 중증 디스크질환을 앓을 확률이 83%나 됐다.
가족끼리 디스크질환을 같이 앓을 가능성이 이렇게 높다면 그들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걸까? 가족이란 유전적, 환경적 동일성을 보유한 집단이다. 이중 동일한 디스크질환 병력이 있는 가족구성원끼리는 그렇지 않은 구성원에 비해 좀 더 공통점이 많을 것으로 가정하고 체형, 체질, 식습관, 직업, 생활습관적인 측면으로 나눠 각 분류 당 항목을 세분화(각 분류 당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항목 5~10가지로 구성, 분류 별, 분류 내 중복 응답 가능)해 공통점을 조사했다.
체형적으로는 허리가 길고(26%), 표준체중보다 더 나가며(21%), 몸에 비해 배가 많이 나온 경우(16%)가 주요한 공통점으로 드러났다. 체질적으로는 조금만 움직여도 허리가 아프며(21%), 쉽게 지치고(19%), 부모님이 근육이 적은 체형(16%)이 상위 항목을 차지했다. 디스크 가족끼리 직업적인 유사점으로는 오래 앉아 있거나 서서 일하는 직업(47%)과 허리를 굽히는 일이 많다(28%)가 있었다. 행동패턴을 분석해보면 자세가 구부정하며(42%)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37%)가 압도적으로 많고, 바닥에 앉아 있는 일이 많은 경우(25%)가 그 뒤를 이었다. 식습관의 경우는 커피를 자주 마시고(28%), 지방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고(25%), 짠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25%)가 상위에 랭크됐다.
이에 대해 이제균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원장은 “체형과 체질의 경우 유전적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끼리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체형의 경우는 같이 생활하는 가족끼리 식습관, 직업, 행동패턴까지 비슷할 경우 자녀들은 더욱 부모와 유사할 수 있다. 즉 5가지 항목은 독립된 것들이 아니라 디스크질환을 유발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자인 것이다. 따라서 디스크질환을 가진 가족의 일반적 특성으로 유전(체질과 체형)과 생활습관(직업, 식습관, 행동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각 분야별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은 항목들을 분석해 보면 근육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쉽게 지친다, 부모님이 근육이 적은 체형이다, 같은 자세로 오래 일한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 짠 음식을 좋아한다 등)와 허리에 무리가 가는 이유(허리가 길다, 몸에 비해 배가 많이 나왔다, 표준체중보다 많이 나간다, 조금만 움직여도 허리가 아프다, 오래 앉거나 서서 일하는 직업이다, 허리를 굽히는 일이 많다, 자세가 구부정하다, 바닥에 앉아 있는 일이 지방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한다, 짠 음식을 좋아한다, 커피를 자주 마신다 등)로 좁혀짐을 알 수 있다. 이제균 원장은 “디스크는 뼈 사이에서 체중 부하를 담당하는데 주변의 근육들이 강할 경우 이러한 부하를 상대적으로 분산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근육량이 적으면 디스크에 걸리는 무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높은 압력 때문에 디스크 탈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허리에 무리를 자주 주면 디스크의 앞쪽에 집중적으로 부하를 증가시켜 디스크 탈출이 유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디스크환자를 보유한 가족구성원들이 디스크의 가족력에 대해 인지하는 비율이 절반 정도(55%)에 머무르는 수준이고, 이 중 단 21%만이 질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운동이나 생활 습관 및 자세 교정 등의 예방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족력이 있는 질환의 경우 가족 전체가 그 질환에 대해 유의하고, 정기검진 등의 예방을 하는데 비해 디스크질환은 예방에 대한 인식 자체가 미흡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가족 내에 척추질환자가 있다면 우선 체형과 체질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적절한 식이요법과 함께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통한 체중관리, 근력운동을 병행한다면 디스크에 대한 부하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력의 강화까지 가능하다. 또한 생활에 있어 앉거나 서있을 때 턱, 어깨, 등, 허리, 엉덩이까지 올바른 자세와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 정상적으로 두 발 사이에 머리가 위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한 자세를 1시간 정도 유지했다면 10분 정도는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척추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