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번엔 ‘토사구팽’ 논란…배현진 복귀하자 계약직은 찬 밥?

MBC, 이번엔 ‘토사구팽’ 논란…배현진 복귀하자 계약직은 찬 밥?

기사승인 2012-05-15 14:59:01

[쿠키 문화] 노조 총파업 107일째에 접어들며 각종 의혹에 휩싸인 MBC가 이번에는 ‘토사구팽’ 논란에 빠졌다.

지난 12일 배현진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하자 사측이 대체 인력으로 투입했던 계약직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프로그램에서 자취를 감춘 것을 두고 “일회용처럼 쓰다 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MBC는 파업이 장기화되자, 지난달 9일부터 계약직으로 뽑은 박보경 앵커를 뉴스데스트 후반부 단신 보도를 맡겼으나, 배현진 아나운서가 복귀하자 박 앵커는 어떠한 설명도 없이 프로그램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MBC 나준영 기자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계약직 아나운서를 메인 앵커로 앉히며 대대적으로 뉴스 정상화를 홍보하다 자신들이 선전하기 더 좋은 진짜 메인앵커가 돌아오자마자, 갈증을 채우고는 미련 없이 휙 버려버리는 자판기의 음료수 깡통처럼 아무런 배려도 시청자에 대한 사과도 없이 계약직 앵커를 잘라버리는 모습을 보며, 김재철 사장이 임시방편으로 뽑은 계약직 사원들의 운명이 결국은 어떻게 될 건지 확신하게 된다”며 개탄하고 “그들의 적정성을 떠나, 최소한 인간적인 양심이 있다면 자신들의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해준 이들에 대해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야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박소희 기자는 자신의 SNS에 “올라간 아나운서의 입장발표가 이기심을 포장한 거짓이라는 증거들을 말씀드릴 수도 있지만 제 트친님들께 더 하고 싶은 말은 사측이 소위 전문가라며 고용한 계약직 앵커들이 그들의 복귀와 함께 가차없이 잘려버렸단 사실”이라며 “사람을 일회용처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컷 이용하다 필요 없어지면 내쳐진다는 한자성어 ‘토사구팽’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MBC는 파업 중인 노조원을 대체하기 위해 지난 달 중순 취재 기자 20명과 드라마 PD 2명을 포함해 총 30여 명의 대규모 임시직 채용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사측의 채용은 편파, 불공정 보도를 유지하고 이미 조직으로부터 사망 선고를 받은 김재철 체제 연장에 기여하기 위함일 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사측이 1년 계약직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영혼 없는 기자들을 뽑아 자신들의 의도대로 뉴스를 만들고 마치 MBC 뉴스가 정상화된 것처럼 눈가림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앞서 배현진 아나운서는 11일 방송에 복귀하며 “보도 제작거부로 자연스레 파업에 동참하게 된 이후 동료들의 뜻을 존중했고 노조원으로서의 책임도 있었기에 그저 묵묵히 지켜봐왔다. 그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를 오가며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라며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몇몇의 돌아간 자와 다수의 남아 있는 자, 그리고 임시직으로 있다가 밀려난 자가 있다”라며 “어차피 임시방편으로 이용하려는 계획이었지만, 계약직 직원들의 미래가 보이는 대목이다. 계약직 모집 때 정원에도 못 미치는 지원자가 있었을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MBC 노조는 지난 1월 30일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14일에는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씨에게 약 20여 억원에 달하는 특혜를 제공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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