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될까 안될까

부부관계,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될까 안될까

기사승인 2012-05-17 20:58:00
[쿠키 과학] 오는 21일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부부의 날이다.

‘남자는 허리가 생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허리건강이 부부관계를 좌우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허리가 아프다고 부부관계를 기피하면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부부관계 시 통증 부위로 허리 상태도 짐작할 수도 있다. 부부관계 시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통증 없이 부부관계가 가능한지 등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부부관계, 신전근-골반-엉덩이 스트레칭 효과=허리디스크를 비롯한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은 부부관계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생각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전체 인구의 80%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이상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허리통증은 자연적으로 없어지기도 하고 치료를 받아 회복되기도 한다. 치료 중에 금욕을 하면 부부간의 친밀감이 약해지고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에 좋은 치료를 받더라도 효과가 줄어든다. 척추 수술 직후이거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부부관계를 무조건 피하지는 않아도 된다.

오히려 부부관계를 통해 평소 잘 쓰지 않는 허리근육을 사용하면 운동과 스트레칭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허리근육에는 허리의 앞쪽으로 굽혀주는 복근과 뒤로 젖혀주는 신전근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많이 취해 복근을 주로 사용하고 디스크의 압력 역시 한쪽으로만 몰리게 된다.

부부관계 중 허리를 움직이면 척추 및 주변 조직들이 골고루 움직여 허리 강화효과가 나타난다.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는 약해질 수 있는 신전근을 강화시킨다. 허리디스크가 심하지 않을 경우 허리를 적당히 뒤로 젖히는 자세는 척추의 뒤쪽 인대가 디스크(추간판)를 안으로 밀어주면서 탈출된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데 도움을 준다.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자세나 골반을 드는 자세는 골반과 고관절을 스트레칭해주는 효과가 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부부관계 시 통증을 척추질환 진단에 참고할 수도 있다”며 “부부 중 상위에 있는 사람이 엉덩이에 통증이 느껴지면 허리디스크, 허리 쪽이 묵직하게 아파오면 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관계 중 상위에 있는 사람이 엉덩이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면 허리디스크일 수 있으므로 즉시 중지해야 한다.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오면 척추와 엉치를 따라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게 되므로 엉덩이가 아프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다리까지 통증이 이어진다.

◇허리통증 있어도 1.5km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으면 부부생활 가능=부부 중 상위에 있는 사람이 허리에 묵직하고 뻐근한 통증을 느끼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척추후관절은 척추를 뒤편에서 지지하는 관절이다. 이곳을 지나는 미세한 척수신경이 눌리거나 관절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통증이 척추후관절증후군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와 엉덩이, 다리로 퍼지는 방사통과 마비가 나타나지만 후관절증후군은 문제가 된 척추관절 주변 부위의 허리와 엉치 부위에만 통증이 국한돼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부부관계 중 장시간 상위에 있을 때나 허리를 젖힐 때 허리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하고 즉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허리통증이 있어도 스스로 부부관계가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엎드려서 허리를 들었을 때 약 5분 동안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지 않는지 기다린다. 통증이 없다면 부부관계에 큰 지장이 없다. 일상생활 중 1.5km를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경우도 성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의를 찾아 상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은 부부관계 시 허리의 통증이 가장 적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은 상위 체위는 피하는 것이 좋고 통증이 유발될 때에는 체위를 바꾸어야 한다. 하위 또는 측면 자세가 서로에게 부담을 적게 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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