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다리, O자형 다리 등 선천적 문제보다 무리한 운동이 주원인… 충분한 휴식과 운동 전, 후 꼼꼼한 스트레칭만이 유일한 예방법
[쿠키 건강] 외출하기 좋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유달리 더위가 일찍 찾아와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외출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주말에는 야외에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운동은 단연 자전거 운동이다. 자전거는 요즘 같은 날씨에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면서도 일상 출퇴근 및 운동으로도 유용하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 있는 운동이다. 뿐만 아니라 허벅지 근육이 강화돼 하중이 분산되므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관절염에 걸린 사람들이 하체 근력을 강화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쉽게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운동도 과하면 독이 되는 법. 장시간 자전거를 즐기게 되면 허벅지 바깥쪽에 위치한 장경인대에 마찰이 잦아지며 염증이 발생하는 장경인대증후군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쉽다고 무리하기 쉬운 자전거 운동, 과욕 부리다간 ‘장경인대증후군’ 아찔= 낯선 이름의 장경인대는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타고 무릎 쪽으로 내려오는 긴 근육과 인대를 지칭한다. 장경인대는 엉덩이 관절이라 부르는 고관절이 안팎으로 움직이는 것을 도와주고 고관절과 무릎 관절을 지탱해주며, 무릎 관절에서는 무릎이 바깥쪽으로 젖혀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장경인대증후군이란 쉽게 말해 장경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장경인대가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지나가는 부위인 무릎 바깥부분에서 마찰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할 때 장경인대는 근육의 움직임을 따라 무릎 바깥쪽 넓적다리뼈의 돌출된 부분을 기준으로 앞뒤로 움직이는데, 무릎을 펴면 앞으로 움직이고 굽히면 뒤로 움직인다. 이러한 동작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접촉면에 마찰이 생기게 된다. 이 마찰은 무릎을 구부리는 각도가 30°일 때 가장 심하다. 주로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장거리 자전거를 탈 때, 사춘기에 갑작스레 키가 컸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선천적으로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다든지, 아치가 높은 오목발, O자형 휜 다리인 경우에도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스포츠 인구의 증가와 자출족(자전거출근족)이 늘어나면서 장경인대증후군의 대부분의 원인은 무리한 운동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최고의 치료는 충분한 휴식… 최선의 치료는 운동 전·후 스트레칭= 장경인대증후군은 무릎 바깥 쪽 부분의 통증이 느껴지고, 특히 무릎을 30° 각도로 굽혔을 때 통증이 심하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장거리 달리기나 장거리 자전거를 탈 때 초반에 느껴지다 어느 정도 달리다 보면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운동이 끝나고 나면 다시 통증이 시작되고, 심한 경우 붓는 것은 물론 걸을 때도 통증이 나타나며 경사를 내려 갈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만약 장경인대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2~3일 정도 얼음찜질을 통해 염증으로 인한 붓기를 진정시키는 것이 좋다”면서 “통증이 심하거나 3일이 지나도 붓기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통증 부위에 주사를 놓거나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러한 약물치료로도 호전이 없을 경우 장경인대 후방부를 2㎝ 정도를 절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장경인대증후군은 단시간에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천천히 시간을 두고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따라서 운동 전, 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고, 통증이 느껴질 때는 섣부른 자가 판단으로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