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돈의 맛’이 재현한 재벌가 모습은?

[Ki-Z 클로즈무비] ‘돈의 맛’이 재현한 재벌가 모습은?

기사승인 2012-05-19 16:41:01

[쿠키 영화] 돈에 지배돼버린 재벌가의 욕망과 애증을 그린 영화 ‘돈의 맛’(감독 임상수, 제작 휠므빠말)이 상위 0.01%의 재벌가를 실감 나게 묘사하기 위해 세트장과 의상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속 대부분의 사건은 윤 회장(백윤식) 일가가 거주하는 저택에서 이뤄진다. 이에 제작진은 세트장 제작비에 3억 5000만 원을 투자해 400여 평에 달하는 세트장을 제작했다.

저택의 공간은 크게 메인홀, 윤 회장 방, 백금옥 방, 윤나미 방, 갤러리로 나뉜다. 제작진은 한울타리 안에 살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인물들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각각의 공간을 분리시켰다.

가장 신경 쓴 것은 내부 갤러리다. 재벌가 사람들의 고상한 취향을 표현하기 위해 고가의 미술 작품들을 진품으로 공수해 영화에 대거 등장시켰다.

미술가 홍경택 작가의 ‘레퀴엠’ ‘곤충채집’ 황세준 작가의 ‘폭포’ ‘시간’ 노재운 작가의 ‘뇌사경’, 고산금 작가의 ‘청풍계도’ ‘해산정도’ ‘무진기행’ 등의 작품이 영화 속에 등장한다. 또 기하학적 패턴의 서양화부터 동양적 화풍의 작품까지 공간 곳곳에 배치시켰다.

주연 배우들의 의상도 주목할 만하다. 재벌가답게 주로 명품의상을 입고 등장하기에 의상팀은 김강우 8벌, 백윤식 6벌, 온주완 5벌 등 총 20여 벌의 명품 수트를 자체 제작했다.

의상팀은 “각 캐릭터의 의미와 성격을 의상에 반영해 수트 원단과 디자인, 색 등 다양한 디테일을 살려 최상류층의 복식문화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백 씨 일가의 여자 금옥과 나미 역시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에르메스, 도나카란 등의 명품 브랜드 의상을 공수했고 배우들이 평소에 즐겨 입는 개인 의상도 종종 등장한다.

‘돈의 맛’은 ‘돈=권력’인 자본주의 한국 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가진 백 씨 집안의 속내를 그린 영화다.

세상과 남편, 자식을 쥐락펴락하는 표독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과 돈의 맛에 빠져 살았지만 그런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기 시작한 백옥의 남편 윤 회장(백윤식). 비서 영작(김강우)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서는 장녀 나미(김효진)와 돈으로 만들어진 자리를 돈으로 지키며 살아가는 아들 윤철(온주완). 그 곁에는 절대 백 씨 집안에 속할 수 없는 존재이면서도 점차 돈의 맛을 알아가며 갈등하는 영작이 그림자처럼 함께한다. 그리고 이 모두를 멋대로 주무르고 통제하는 금옥의 아버지(권병길)가 권력의 정점이다.

여섯 인물을 중심으로 돈의 맛을 알거나 알게 된 재계와 법조계 사람들의 얽히고설킨 권력과 욕정이 임상수 감독 특유의 에로티시즘으로 펼쳐진다. 이를 통해 영화는 자본주의 한국사회의 폐부를 노골적으로 지적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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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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