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블루 발렌타인’ 현실과 마주한 사랑의 속살

기사승인 2012-05-19 16:42:01

[쿠키 영화] “아름답던 그날의 당신이 미치도록 그리운 건 내가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 사랑의 빛이 다한 걸까?”

세월과 현실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사랑. 영화 ‘블루 발렌타인’은 시간이 흐르면서 열렬히 사랑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던 의대생 신디(미셸 윌리엄스)는 우연히 이삿짐센터 직원 딘(라이언 고슬링)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약속한다. 잠시라도 곁에 없으면 안 될 것처럼 뜨거운 사랑을 하지만 6년의 결혼생활을 하며 현실의 무게 앞에 이들의 사랑은 흔들리고, 서서히 지쳐간다. 그리고 신디는 딘에게 외친다. “난 달라질 수 없어, 당신도 달라지지 않아. 우리 헤어지자.”

영화는 두 사람의 모습을 한 걸음 물러나 묵묵히 바라보며 관객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신디와 딘 누구도 옳거나 그르지 않다. 다만 매우 현실적인 뿐이다. 두 사람은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살 만한 생생한 이야기를 펼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사랑은 변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사랑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영화는 뜨거웠던 과거와 차가워진 현재를 오가는 기법을 사용해 현실의 아픔을 더욱 강하게 표현한다. 특히 울부짖으며 헤어짐을 고하는 장면과 6년 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웨딩마치를 울리는 장면이 오버랩 되는 부분에서는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한다.

데렉시엔프랜스 감독은 과거와 현재, 사랑과 미움의 반대되는 두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기법에 차이를 뒀다. 과거 장면은 슈퍼 16mm 카메라를 사용해 핸드헬드로만 촬영했고 현재 장면은 HD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고정시켜 담아냈다.

또 과거와 현재의 6년간의 시간차를 표현하기 위해 과거 신을 찍은 뒤 한 달간 촬영을 중단했다. 이 기간 동안 배우들에게는 최대한 몸무게를 늘려줄 것을 요구했고 실제 가족 같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 라이언 고슬링, 미셸 윌리엄스, 페이스 라디카(딸 프랭키 분)에게 한 달간 한집에서 실제 가족처럼 생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세 배우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미셸 윌리엄스는 8kg이나 살을 찌우며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쳤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영화는 4개관에서 개봉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개봉 3주차에는 전미 지역 230개관으로 확대 개봉하며 약 126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청소년 관람불가로 국내에서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상영시간은 114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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