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요즘 안방극장에 명품 조연들의 활약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주인공보다 더 빛나는 연기와 더 큰 존재감으로 극 전개의 중심으로 조연들의 영역이 점점 더 커지는 양상으로 바뀔 정도다.
40%가 넘는 시청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은 조연들의 활약으로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극중 이희준와 조윤희, 오연서, 강민혁은 이색적인 러브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특히 그네에서 눈물의 이야기를 나누는 ‘천방커플’과, 클럽에서 파격적이고 화끈한 모습을 선보이는 ‘말세커플’의 모습이 확연히 대조되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극중 ‘천방커플’ 천재용(이희준)과 방이숙(조윤희)은 각각 오랫동안 한 사람만을 짝사랑 해오던 ‘순정파’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재용은 과외선생님 윤희(김남주)를, 이숙은 10년 동안 친구 규현(강동호)을 오랫동안 짝사랑했다는 점에서 서로 연민의 정이 생긴 상황. 만날 때부터 티격태격 이었던 ‘천방커플’은 재용이 점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에 이숙이 취직하게 되면서부터 부하와 상사로 호칭이 바뀌고 수직적관계가 된다.
재용은 이숙과 함께 일하면서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고 괜한 고집으로 이숙에게 틱틱거리지만, 점점 묵묵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몫을 다하는 이숙의 태도에 호감을 갖는다. 특히 재용은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무심한척 돌아서며 이숙에게 관심 없는 척 했지만, 사실은 이숙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곁을 지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말세커플’ 방말숙(오연서)과 차세광(강민혁)은 신세대의 사랑을 실감나게 그린다. 클럽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세광의 치밀한 계략에 의해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됐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친구인 악어백의 아픔을 복수하려고 말숙을 만났던 세광은 자신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말숙과 헤어져야 하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만은 ‘착해진’ 말숙의 매력에 스며들어버린 상황. 사랑 없이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했던 여우같던 말숙은 진짜 사랑에 빠진다.
시청자들은 “요즘 이 두 커플을 보는 재미에 드라마 본다”며 이들의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에 대한 지지가 넘쳐나고 있다. 드라마 ‘넝쿨째 들어온 당신’은 여주인공 김남주와 박지은 작가와 ‘내조의 여왕’ 이후 다시 손 잡은 드라마로,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온 커리어우먼 홍윤희(김남주)가 완벽한 조건의 외과 의사 귀남(유준상)을 만나 결혼에 골인하지만 상상 못했던 시댁의 등장으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유쾌한 가족 드라마다.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빛과 그림자’ 또한 조연들의 주옥 같은 연기로 드라마의 인기를 점령했다. 뛰어난 연기력에 미모까지 겸비하여 극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자랑하는 조연 여배우들의 열연으로 내용전개에 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개성 있는 캐릭터와 그들만의 매력으로 흥미를 더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는 것.
이전 ‘빛나라 쇼단’ 최고의 여자단원이었던 순애(조미령)는 유채영(손담비)과 함께 강기태(안재욱)를 돕는 든든한 조력자로,
옛 연인 이였던 신정구(성지루)와 다시 연인으로 발전, 최근 신정구에게 프로포즈 반지를 받아 폭풍 눈물을 쏟아내며 재미를 더했다. 또한 안재욱의 여동생인 강명희(신다은)는 자신의 아버지 죽음에 관련이 있음을 알고 오랜 시간 짝사랑 한 차수혁(이필모) 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자신만을 바라본 양동철(류담 분)의 마음을 받아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정혜(남상미)와 같은 고아원 출신이며 옆에서 물심양면 도와주는 이경숙(하재숙)과 김계순(이아이)은 그녀들만의 톡톡 튀는 상큼한 매력은 물론, 안정감 있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에 대한 흥미진진함과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빛과 그림자’의 한 제작진은 “주연 배우 못지않은 든든함으로, 숨은 진주 같은 여배우들”이라며 “빛과 그림자에 원동력을 불어 넣어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들이 있어서 드라마에 활력이 넘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빛과 그림자’는 1960년대 쇼 비즈니스에 몸담아 국내 최초의 엔터테이너의 삶을 살게 된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되짚어보는 작품으로, 베트남전쟁과 5.16군사정변, 10.26사태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함께 그려지는 드라마다. ‘빛과 그림자’는 안재욱이 분하는 강기태의 쇼비즈니스를 통한 성공 스토리를 70~80년대의 시대적 배경에 절묘하게 녹여내며 동시간대 부동의 시청률 1위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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