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걸을 때는 무게중심 이동 쉬운 워킹화가 적합= 걷기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이다. 운동이 꼭 필요하면서도 과격한 움직임이 조심스러운 허리통증 환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하지만 전국의 이름난 길 걷기는 집 근처 공원 산책처럼 만만하지 않다. 코스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과 경사도가 달라진다. 반나절 정도의 짧고 가벼운 코스가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10㎞ 이상을 걸으며 중간에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될 수도 있다. 걸을 때 가장 수고하는 신체 부위는 발. 그만큼 용도에 맞는 신발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평지를 1~2시간 걷는 가벼운 코스는 일반 운동화나 러닝화를 신어도 큰 문제가 없다. 그 이상을 걸을 때는 걷기 전용 신발을 신어야 발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걷기와 달리기는 땅에 먼저 닿는 발 부분과 다르다. 걷기는 발뒤꿈치가 땅에 닿고, 달리기는 발 뒤쪽 전체가 닿는다. 걸을 때는 달릴 때보다 발이 땅에 닫는 시간이 길다. 달리기를 위한 러닝화가 달려 나가는 관성과 속도 위주로 디자인됐다면 걷기를 위한 워킹화는 속도보다는 걷기 동작에 맞춰 무게중심 이동이 쉽게 만들어졌다. 워킹화를 신었을 때 더 편하고 효율적인 걸음걸이가 가능하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경사진 코스가 있거나 등산을 겸한 도보 여행일 경우에는 운동화나 워킹화보다는 경등산화가 적절하다”며 “굽이 1~2㎝ 정도 되고 밑창이 단단한 경등산화라야 울퉁불퉁한 산길의 충격으로부터 무릎과 발목, 발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신발을 신든 통풍이 잘되는지 뒤꿈치로 검지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발등 부위는 유연해야 걸을 때 불편하지 않다. 신발 뒤꿈치가 아킬레스건을 압박하면 패드를 대어 자극을 줄여준다. 양말은 통풍이 잘 되고 두꺼운 등산용 양말을 준비한다. 푹신한 양말은 땅바닥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발에 땀이 날 때를 대비해 여벌의 양말 1~2개도 챙긴다. 평소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약하거나 비만인 사람은 무릎보호대나 발목보호대를 착용한다. 각 부위의 보호대가 관절을 잡아줘 삐는 것과 같은 관절 부상을 예방한다.
◇발꿈치-발바닥-발끝 순 ‘3박자 보행’ 지켜야= 신발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걷기 자세다. 워킹화는 이론적으로 가장 균형 잡힌 자세로 걸었을 때 효과를 내고 잘못된 걸음걸이는 척추와 관절에 무리를 준다. 걸을 때는 3박자 보행을 기억한다. 3박자 보행은 뒤꿈치가 땅에 닿고 그 다음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아 체중을 지지한 뒤 뒤꿈치가 들리면서 체중이 엄지발가락 쪽으로 쏠리고, 그 반동으로 땅을 차면서 앞으로 나가는 걸음걸이다. 어깨와 가슴은 활짝 펴고 허리는 곧게 세우고 시선은 전방 15m에 둔다. 두 발은 11자를 유지하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지 않게 한다. 두 팔은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든다. 오르막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보폭을 작게 내딛는다.
걷기도 운동임을 잊지 말고 전후 스트레칭으로 온몸의 근육과 뼈, 관절을 유연하게 해줘야 한다. 중간 휴식 시에도 심호흡을 하며 몸을 가볍게 털어주거나 손바닥으로 뭉친 근육을 가볍게 마사지 해준다. 걷다가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생겼을 때는 쉬면서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다. 쉬는 동안 수건에 시원한 물을 적셔 통증 부위에 대면 냉찜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도일 병원장은 “걷기 후에는 피로가 회복되도록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만약 충분한 휴식 뒤에도 허리와 무릎, 발 부위에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방치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