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유발하는 선천적 안구질환, 조기 치료 중요

실명 유발하는 선천적 안구질환, 조기 치료 중요

기사승인 2012-05-23 16:06:00
[쿠키 건강] 태어날 때 유전적인 문제나 발달 이상으로 신체 일부에 문제가 생겨 태어나는 경우를 흔히 ‘선천적 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 선천적 질환은 척추, 심장, 관절 등 신체의 다양한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눈도 예외는 아니다. 선천적 안구질환은 태어나면서부터 발견될 수도 있지만 평소에 몰랐다가 성장하면서 발현돼 실명으로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가 한쪽으로만 기울거나 일찍부터 시력이 급격하게 약해졌다면 전문 안과 병원에 들러 상담을 받아보도록 한다. 선천적 안구질환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실명에 이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질병의 발현을 늦을 수도 있다.

◇사시, 수술과 약시 치료 병행해 교정= 선천적으로 발병하는 눈의 문제 중 비교적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선천성 사시다. 사시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근육을 조정하는 뇌신경에 이상이 생겨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마비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선천성 사시는 보통 생후 4~6개월 사이에 나타나며, 까만 눈동자가 안쪽으로 돌아간 정도가 심하며 눈이 돌아간 반대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사시를 방치할 경우 근시는 물론 안구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시력이 약해 안경 같은 교정으로도 시력이 올라가지 않는 약시를 유발할 수 있다. 선천성 사시는 생후 12개월 이전에 치료를 해야 효과가 확실하다. 흔히 가림치료라고 불리는 ‘차안법’을 실시한다. 이 치료는 정상적인 눈을 가려 치료가 필요한 눈으로 사물을 보는 연습을 반복해 시력을 호전시키는 방식이다. 약시의 정도에 따라 시간과 방법이 달라진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아이들이 태어난 직후 가성사시가 생기는 것은 얼굴의 구조상 콧대가 형성되지 않아 시선을 분리시키고 중심을 잡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생후 6개월 이후에 사시 증세가 나타날 경우 미적인 부분은 물론 시력발달에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으므로 교정 수술 및 시력 교정 치료를 받아 정상적인 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염색체 돌연변이 안질환, 빠른 검사가 최선= 눈에 생기는 유전 질환은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다. 그 중 아벨리노각막이영양증이 대표적인 유전적 안질환으로 꼽힌다. 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해 각막 중심부에 혼탁이 생기는 이 질환은 우리나라 인구 870명 당 1명꼴로 발생할 만큼 흔하지만 정밀 검사 이전까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아벨리노각막이상증 환자들의 경우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이 필요한 경우 매우 주의해야 한다. 각막에 상처가 생기면 바로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시력교정수술 전에는 DNA 검사를 통해 아벨리노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피터씨 기형(Peter anomaly)은 염색체 이상에 의해 임신 중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출생 이후 각막 혼탁 증세나 수정체 혼탁에 의한 선천성 백내장, 무홍채증 같은 홍채 이상 등의 질환을 함께 동반하고 그로 인해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약시는 물론 안압 상승으로 인해 녹내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아기 때 철저한 치료를 해야 한다.

◇선천성 안검내반증, 눈썹 주위 교정 수술 필요= 태어날 때부터 눈의 모양 이상으로 인해 시력이나 각막 등이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속눈썹이 눈 안쪽을 자꾸 찌르는 안검내반증이 대표적이다. 이 증상은 주로 눈 아래쪽 지방이 과도하게 많아 눈썹들이 안쪽으로 젖혀지면서 생기거나 눈썹이 한 모근에 2~3가닥씩 자라 맨 안쪽의 눈썹이 눈 안쪽으로 자라서 생기도 한다.

눈을 감았다 뜰 때 눈썹에 눈이 쓸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이로 인해 각막에 상처가 생기거나 눈을 비비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 안검내반증을 계속 방치할 경우 동공과 각막에 상처가 생겨 시력이 떨어지게 되고 눈의 상처가 지속되면서 안구건조증과 결막염 같은 안질환에 수시로 시달리게 된다.

초등학생 이후에는 학습이나 평소 활동에 방해를 받아 짜증이 늘어나고 학습 능력에 저하가 올 수도 있다. 선천성 안검내반증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눈의 모양이 변화하면서 증세가 저절로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눈썹 때문에 눈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수시로 안과에서 처방 받은 안약 등으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

김진국 원장은 “안검내반증이 있는 경우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후 적절한 시기에 맞춰 교정 수술을 하면 어느 정도 완치될 수 있다”며 “선천적 안검내반증을 가진 사람들은 학습량이 많아지는 청소년기에 가장 시력이 많이 떨어지므로 이 시기가 오기 전 서둘러 수술을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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