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예방의학과 이상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마다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연보’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010년 기준 국내 병원 입원 환자 574만4566명 가운데 평균 9.2%가 환자 위해사건을 경험하고 이 중 7.4%인 3만9109명이 의료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 6830명보다 5.7배, 산업재해 사망자 2089명보다 18.7배나 많은 숫자다. 더욱이 의료 과오가 발생한 뒤 사후 대응을 잘 했다면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환자 비율(예방 가능 비율)도 사망자 중 평균 43.5%(1만7012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로 적지 않은 수의 입원 환자가 진료 과정에서 본래의 병이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하는 셈이다. 원인도 다른 약 처치나 용량 초과 등 투약 실수, 다른 혈액형 수혈, 엉뚱한 장기 절제 등 수술 과오, 침상 안전시설 미비로 인한 원내 낙상 사고 등으로 다양했다.
1년 전인 2009년에는 의료 과오에 의한 사망자 수가 3만6473명, 이 중 예방 가능 사망자 수는 1만5866명이었다. 한 해 사이 의료 과오 사망자가 2636명, 예방 가능 사망자가 1146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연구결과는 22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환자안전관리를 통한 의료의 질 향상’이란 주제로 열린 ‘2012 병원의료정책 춘계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이상일 교수는 의료 과오에 의한 환자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감시 및 보고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환자안전 후진국이란 지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