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므라비차, 국내 활동 본격화…“내전 겪어 한국에 동질감”

막심 므라비차, 국내 활동 본격화…“내전 겪어 한국에 동질감”

기사승인 2012-06-04 18:45:02

[쿠키 문화] 반팔 면 티셔츠에 조끼를 걸친 가벼운 패션. 목걸이와 팔찌를 비롯해 양 팔을 검게 물들인 문신까지, 피아노에 앞에 앉은 그의 형색은 낯설기 이를 데 없다. 4일 오후 내한 기자간담회 행사가 열리기 전, 그는 한 시간 가량 일찍 행사장에 도착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과 쇼팽의 ‘녹턴’ 20번 등을 연주하며 손가락을 풀었다. 음악에 대한 자세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지하고 엄숙해 보였다.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Maksim Mrvica)는 큰 키와 수려한 외모, 개성 넘치고 자유분방한 그의 패션 스타일처럼, 음악 또한 곡예를 펼치는 듯한 스피드하고 열정적인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의 앨범을 보면 약 60%는 빠른 곡으로 구성돼 있을 만큼 평소 파워풀하고 스피드한 곡을 즐긴다.

4일 오후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므라비차는 “쇼케이스나 공연을 할 때는 주로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곡들을 많이 연주하지만 공연 때에는 약 20분 가량 쇼팽의 녹턴 같은 클래식 곡도 들려준다”라며 “학생 때부터 실험적이고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었다. 연주는 물론 무대 세트를 통해 클래식을 재미있게 선보여 대중과 가깝게 접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은 연주회가 아닌,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앞둔 워밍업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 5박 6일 동안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KBS ‘열린음악회’ 출연과 전쟁기념관 남산골 한옥 마을 방문, 서울시립어린이병원 방문,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강연 그리고 인사동 거리에서 열릴 팬미팅 등이 계획돼 있다.

짧은 일정으로 한 두 차례 연주회만 하고 돌아가는 연주자들과는 달리, 한국 문화에 유독 관심이 많다는 그의 뜻을 살려 국내 사회활동과 자선활동, 멘토링, 재능기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므라비차는 “한국의 문화나 역사에 알고 싶은 마음도 크고, 열성적인 한국 팬들 때문에 더 관심이 간다”라며 “내전을 겪은 사람으로서 한국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노스트라다무스, 레퀴엠, 크로아티안 랩소디 등 익숙한 멜로디로 국내 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므라비차는 지난 2004년 첫 내한 공연을 연 이후 여덟 차례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특히 현대 모비스 광고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왕벌의 비행’은 그의 대표적인 레파토리다.

1975년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므라비차는 9살 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같은 해 첫 연주회를 가졌다. 전쟁이 발발했던 1990년에도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던 그는 1993년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열린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데뷔 앨범은 자국에서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클래식 음반 중 하나이며, 크로스오버로 전향한 후 2003년 발매했던 ‘더 피아노 플레이어’ 또한 큰 성공을 거뒀다.

한편, 므라비차는 다음 달인 7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비롯 전국 투어 콘서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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