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조직 내 ‘리더’에게 더 많아

공황장애, 조직 내 ‘리더’에게 더 많아

기사승인 2012-06-18 15:04:01

부천한의원 내원환자 분석 결과… 목표의식책임감 강할수록 발병률 높아, 직업별로는 사무직 다수

[쿠키 건강] 조직 내 ‘리더’들에게 공황장애 발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한의원은 공황장애 내원환자 120명의 직업 및 직급을 분석한 결과 사무직(65%/78명), 대학교수 및 교사(17.5%/21명), 전업주부(10%/12명), 서비스업(5%/6명), 생산직(2.5%/3명) 순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 중 사무직환자의 경우 직급별로 팀장급이 57%(44명), 임원급이 32%(25명)인 반면 대리 이하 일반사원은 11%(9명)에 불과해 소위 조직 내 리더역할을 하는 그룹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리더그룹 환자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책임감 ▲완벽주의 추구 ▲뚜렷한 목표의식 ▲꼼꼼하고 신중함 등의 성향이 강해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일수록 공황장애에 취약한 경향을 보였다.

공황장애가 본격적으로 발병한 시점은 주로 중대한 사항을 결정하기 전이나 중요업무를 맡게 된 후가 많으며 PT(프레젠테이션)나 논문 발표 전 혹은 승진 후라고 밝힌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노영범 부천한의원 원장은 “리더는 중대 사항을 홀로 결정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극도의 불안감, 고민,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에 빠지기 쉽다”며 “이로 인해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근육이 긴장돼 공황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러한 심리적 문제는 신체 전반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들 공황장애 환자를 복진해 보면 다수에게서 복부대동맥에 이상 진동이 있고 하복부 근육이 과하게 긴장돼 딱딱한 현상이 관찰된다. 이와 함께 빈맥(심장박동이 정상치보다 빨리 뛰는 것), 심계항진, 호흡곤란, 발한 증상 등이 동반된다.

현재 공황장애치료를 위해서는 통상 SSRI(specific-serotonin reuptake inhibitor) 같은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 불과하고 호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최소 8~12개월 정도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더구나 약에 대한 내성이나 복용 중단 후 재발, 부작용 등 여러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간혹 리더들의 경우 공황장애를 남에게 숨기고 자신의 의지로 극복하려는 이도 있다. 심지어 ‘예기불안(발작을 경험한 후 재발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 와도 이를 혼자 견디려고 한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공황장애는 정신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노영범 원장은 “공황장애는 단순한 심리문제가 아니라 신체기능의 이상으로 자율신경이 조절능력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며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의 제 기능을 바로잡아 자율신경을 안정화시킨 후 심리적 문제를 함께 접근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때 한의학에서는 영계감조탕, 분돈탕, 계지가계탕 등을 환자 상태에 따라 처방한다. 특히 영계감조탕은 공황장애 치료효과와 관련된 논문이 ‘대한상한금궤의학회’ 학회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영계감조탕은 복령, 대조, 계지 등 여러 한약재로 구성돼 있는데 항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후두부 근육긴장으로 굳은 뒷목을 부드럽게 이완시킨다. 고법의학서인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도 오늘날 공황장애와 유사한 분돈증, 제하계 등에 처방하며 급박한 발작증상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술돼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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