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6월의 밤은 야외에서 치맥을 즐기기 딱 좋은 시기다. 춥지도 덥지도 않을 뿐더러 방해꾼인 모기도 없다. 때마침 프로야구가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그 열기를 더하고 있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빠진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2012 경기도 한창이다.
적당한 치맥은 더위와 스트레스를 달려주지만 지나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특히 뼈와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뼈에 구멍을 숭숭 내고, 여기에 치킨이 더해지면 비만으로 이어져 만성적인 척추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맥주, 골밀도 떨어뜨려 골다공증 유발= 연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6월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주량이 많아진다. 특히 일과 후 먹는 치맥의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별미다. 시원한 맥주와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치킨은 하루를 무사히 끝냈다는 후련함을 느끼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이처럼 치맥은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고 정신건강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뼈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알코올은 뼈의 골밀도를 떨어트려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젊었을 때 술을 많이 마신 여성이 폐경 이후 골밀도가 현저히 감소됐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지나친 음주는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을 내 엉성하게 만든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맥주의 알코올 성분은 뼈의 필수 구성성분인 칼슘을 소변을 통해 배출 시킨다”며 “또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고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섭취가 많아지면 발열과 함께 발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통풍이 유발되기도 한다. 통풍은 요산의 양이 증가하거나 체외로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결정을 형성해 발가락과 같은 관절에 쌓이는 병이다. 맥주에는 같은 양의 알코올을 함유한 술 중에서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 전구물질인 퓨린이 가장 많다.
아울러 술과 함께 먹는 고칼로리 안주는 비만으로 이어져 척추 건강을 위협한다. 복부비만이 심하면 척추를 지지해주는 복근과 척추기립근 등이 약해져 체중의 부담이 척추에 그대로 전달된다. 척추에 과부하가 걸리면 척추의 퇴행이 앞당겨져 작은 충격에도 허리를 삐거나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복부비만을 유발하는 주범이 바로 치맥과 소주, 삼겹살이다. 201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에너지 섭취량의 주요 급원 식품’ 2위에 돼지고기, 4위에 소주, 13위에 닭고기, 15위에 맥주가 올라 있다. 1위가 백미, 3위가 라면, 5위가 빵인 것을 참고하면 알코올과 돼지고기, 닭고기의 섭취량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일주일에 맥주 2잔, 소주는 반병 넘기지 말아야= 술로 인한 골다공증과 비만, 척추의 퇴행을 막기 위해서는 섭취량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 골밀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알코올의 양은 일주일에 30~50㎖ 정도다. 알코올 함량 5%인 맥주 500㎖ 한 잔에는 알코올이 25㎖ 가량 들어있기 때문에 2잔이 넘어가면 골다공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알코올 함량 16~20%인 소주 한 병(360㎖)에는 알코올이 58~72㎖ 들어있는 만큼 소주는 일주일에 반병만 마셔도 위험하다. 따라서 일주일에 맥주는 500㎖ 2잔, 소주는 반병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또 술자리가 2~3차로 이어지면 음주량이 늘어나면서 안주 섭취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되도록 1차에서 끝내도록 한다.
안주로 치킨 같은 육류를 먹을 때는 부위와 조리 방법을 따져봐야 한다. 닭고기는 껍질과 껍질 아래 부위에 지방이 집중 분포돼 있다. 이 부분을 제거하거나 닭가슴살로만 요리하면 칼로리를 줄일 수 있다. 조리법도 튀김 보다는 찜이나 샐러드 등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그래도 프라이드치킨을 포기할 수 없다면 튀김옷이 얇고 카놀라유를 사용한 치킨이 낫다. 전분이 주성분인 튀김옷은 기름을 흡수하기 때문에 튀김옷을 적게 입혀야 흡수되는 기름도 적다. 카놀라유는 발연점이 높아 단시간에 빠르게 튀겨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 이밖에 돼지고기는 삼겹살보다는 목살을, 굽기보다는 삶아서 조리해야 지방섭취를 줄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