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변 후 손씻기 “물로만” 35%, “잘 안 씻어” 18%… 청결의식 낮아
[쿠키 건강] 배우 고현정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얼굴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피부미인의 비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부 전문가들도 얼굴에 화장품을 바를 때를 제외하곤 가능한 얼굴에 손대는 버릇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왜일까. 인간의 손에는 평균 150종의 세균이 서식한다고 한다. 더구나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세균의 번식속도가 더 빨라지기 마련인데, 잘 씻지 않는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습관은 무엇보다 세균감염으로 인해 피부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과 달리 성인남녀 10명 중 8명은 얼굴에 손대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손 청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생기한의원은 최근 1개월간 성인남녀 150명의 ‘얼굴 만지거나 손 씻는 습관’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조사결과 ‘얼굴에 난 뾰루지, 여드름, 피지 등을 손으로 짠다’는 응답이 34%(51명)로 가장 많았고, ‘턱 괴기’ 24%(36명), ‘눈 비비기’ 13%(20명), ‘코 만지기’ 7%(11명), ‘얼굴 긁기’ 3%(5명) 등의 순으로 답해 무려 81%(123명)가 얼굴에 손을 대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치영 생기한의원 원장은 “손에는 황색포도상구균, 뉴모니아균 등 수많은 유해균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잘 씻지 않고 손으로 얼굴을 만질 경우 감염위험이 크고 특히 피부저항력이 약한 아토피피부염?건선 환자나 어린이들은 피부질환이 생기기 쉽다”며 “손을 깨끗이 씻는다고 해도 화장품을 바를 때를 제외하고 얼굴에는 가급적 손을 대지 않는 것이 피부건강과 더불어 얼굴노화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턱 괴기나 눈비비기 같은 습관도 피부에 나쁜 건 마찬가지다. 얼굴은 다른 부위에 비해 피부 층이 얇고 연약해 이러한 행위만으로도 피부트러블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물리적 자극에 의해 주름이 생기는 등 노화를 촉진한다.
반면 ‘손’ 청결에 대한 의식도는 별로 높지 않았다. ‘화장실서 용변을 본 후 어떻게 손을 씻는가’라는 질문에 ‘비누, 세정제 등을 이용해 꼼꼼히 씻는다’ 46%(69명), ‘물로만 씻거나 손끝에 물만 묻힌다’ 35%(53명), ‘안 씻는 편’ 19%(28명)로 성인남녀 2명 중 1명은 올바르지 못한 손 씻기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30초 이상 꼼꼼히 손을 닦게 되면 99% 이상 세균박멸이 가능하다. 하지만 물로만 닦을 경우엔 박멸률은 40~50%정도로 떨어지며 수질이 불결할 경우 오히려 세균번식이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한편 잘 씻지 않은 손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화장실 용변 후 물로만 씻거나 손끝에 물만 묻힌다’고 응답한 81명 가운데 37%(30명)는 스킨십 할 때 상대방 얼굴을 만지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