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워지는 손마디에 찌릿한 팔꿈치까지… 워킹맘 괴롭히는 관절질환

두꺼워지는 손마디에 찌릿한 팔꿈치까지… 워킹맘 괴롭히는 관절질환

기사승인 2012-06-27 08:00:01
직장·가사일 틈틈이 휴식 취하고 스트레칭·근력강화운동 해야 관절 건강

[쿠키 건강] #워킹맘 한아무개(43·여)씨는 직장일 하랴, 집안일 하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대한민국의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어디 원망할 곳도 없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고 욱신욱신 쑤시는 증상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싶었지만 별 차도가 없어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손가락의 과도한 사용으로 ‘방아쇠수지’란 질환이 발생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한씨는 갑자기 서러움에 울컥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워킹맘 비중은 전체 가구의 40% 이상이라고 한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경력 단절 여성’ 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1162만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정은 507만 가구로 전체의 43.6%를 차지해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이 맞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일을 하는 주부들이 집안일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남편들이 집안일을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사일은 주부의 몫이라는 것이 아직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일을 하느라 온 몸 구석구석이 쑤시고 아픈 워킹맘들. 그녀들을 유독 괴롭히는 관절 부위는 손가락, 팔꿈치, 어깨다. 손으로 하는 일이 많은 만큼 사용량도 많은 이 부위들. 그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가사일에 두꺼워지는 손마디, 구부러지지 않는 손가락 ‘방아쇠수지’= 설거지, 손빨래 등 집안일을 하다 보면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많이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손가락 사용량이 많으면 손가락 근육의 힘줄 부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데, 이를 ‘방아쇠수지’라 한다. 방아쇠수지의 정식 질환명은 ‘손가락 협착성 건초염’으로 손가락을 구부릴 때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 같이 힘이 들고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손가락 뼈 앞쪽에 간혹 혹이 만져지기도 하고, 잠에서 깰 때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손가락을 굽히는 건을 굴건이라 하는데, 이 굴건을 잡아주는 터널 같은 인대가 ‘활차’다 인대는 활차 안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여 운동을 하게 되는데, 힘줄이 두꺼워지면 활차에 걸려 힘줄이 움직이지 못하게 돼 손가락을 구부리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통증이 심하고 손가락이 잘 안 펴진다면 진통소염제를 투여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를 통해 통증과 건의 부종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손가락에 1㎝정도 절개를 한 뒤 힘줄, 인대가 걸리는 부위의 터널을 조금 찢어 넓혀주거나 기능을 방해하는 활차를 절개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방아쇠수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고,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가급적이면 찬 곳에 손을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걸레 짜다 팔꿈치 안쪽이 찌릿, ‘주부 엘보’= ‘주부 엘보’라는 질환명이 있을 정도로 주부들에게 팔꿈치 통증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평소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반복적으로 오랜 기간 해 온 주부들의 경우 팔꿈치 관절의 사용량이 굉장히 많다. 때문에 관절에 피로가 누적되는데, 이때 관절 피로를 충분히 풀어주지 않으면 관절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부 엘보의 정확한 명칭은 ‘상완골 내상과염’. 이는 팔꿈치 안쪽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거나 통증이 생기며 팔을 접었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또한 걸레를 짜거나 물건을 강하게 잡기가 힘들고, 더 심해지면 방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돌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증상이 경미한 상태라면 얼음찜질, 약물 및 물리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피부에 작은 절개를 가한 후 팔꿈치 안쪽에 생긴 염증 및 손상된 힘줄 조직을 제거하고 힘줄이 부착되는 ‘내상과’라는 뼈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여러 개 내서 손상된 조직의 치유를 유도한다. 주부 엘보 초기의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호전이 가능한데, 이를 방치하고 계속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관절 내 근육이 파열되거나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결국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손상이 지속되면 결국 치료 과정이 복잡해지고 기간 역시 길어져 환자 본인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종석 분당척병원 원장은 “집안일을 할 때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 및 근력강화 운동을 통해 뭉친 근육과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며 “주부 엘보의 경우 생활에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치료 후에도 재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소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근육양 적은 여성, 어깨통증도 더 많이 호소… 근력강화운동 필요= 최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가 바로 어깨다. 특히 여성은 어깨 결림이나 오십견 등이 더 많이 발생한다. 오십견의 정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어깨관절주위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어깨근육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하면서 어깨를 의지대로 움직이기 힘들게 되는 질환이다. 오십견이란 50대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30~40대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오십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주로 어깨 관절 주위 연부 조직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 이는 반복적인 가사노동과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오십견이 심해지면 혼자서 옷을 입고 벗는 것도 힘들 뿐 아니라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많이 받게 된다. 오십견은 뚜렷한 치료법은 없고 아프더라도 꾸준히 어깨운동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워킹맘의 경우 직장에서 장시간 PC로 업무를 보는 등 생활습관으로 인해 어깨 결림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하해찬 서울척병원 원장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어깨통증에 더 많이 시달리는 이유는 근육양의 차이 때문”이라며 “여자는 남자보다 골격이 가늘기 때문에 뼈를 지탱하는 근육양이 적고 근육에서 생산되는 열량 또한 적어 몸이 쉽게 냉해지고 혈액순환도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깨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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