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휴가철을 앞두고 한창 휴가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휴가계획의 첫 단계는 보통 휴가지 선정인데 평소 허리통증이 있다면 사람의 피서지로는 산보다는 바다가 제격이다. 산은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데다 등산을 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무리를 하기 쉬워 허리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반면 해수욕, 일광욕, 모래찜질을 할 수 있는 바닷가는 허리통증 환자에게 더없이 좋은 피서지다.
◇허리통증 환자, 장마철에 더 아파= 숲의 그늘과 시원한 계곡이 있는 산은 여름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허리통증 환자에게 산은 척추에 부담이 되는 곳이 될 수 있다. 산은 정상에 가까울수록 기압과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는 올라간다. 마치 장마철 날씨와 비슷해지는 산의 기상 상태는 허리통증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실제 고도일병원이 지난해 장마의 시작과 함께 병원을 찾은 척추관협착증 및 허리디스크 환자 5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7%(258명)가 장마철에 허리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현상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으면 통증을 느끼게 하는 신경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허리근육과 척추가 뻣뻣해지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오르락내리락 움직이는 등산 자세도 허리통증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며 “등산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손색없는 전신운동이지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인해 이미 척추가 손상된 사람에게는 상태를 더 악화시키고 통증이 심해지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광욕-해수욕-모래찜질, 허리통증 완화에 도움= 반면 바닷가는 허리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은 척추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이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려면 비타민 D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비타민 D는 자외선을 쬐면 피부에서 저절로 형성된다. 다만 자외선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피부 노화를 앞당기기 때문에 가능한 한낮과 같이 자외선 강도가 강한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고, 20분 정도로 시간을 조절하며 너무 장시간 햇볕에 노출돼 화상 등을 입는 일이 없도록 한다.
모래로 전신을 덮는 모래찜질로는 천연 물리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햇볕에 적당히 달궈진 모래를 5~10㎝ 두께로 덮고 10~15분 가만히 있으면 된다. 모래의 열기와 무게가 온찜질 역할을 해 전신의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줄여준다. 모래를 너무 많이 덮으면 모래 하중에 허리가 눌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
해수욕 역시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면 몸이 잘 뜨고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높으면서도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이밖에 백사장을 걸으면 허리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도시의 아스팔트길을 걸을 때는 인체의 하중이 무릎과 발목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모래사장을 걸을 때는 모래가 인체의 충격을 흡수해 무릎과 발목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 발걸음을 옮길 때 다리 근육에 상당한 힘이 들어가 하체 근력도 발달시켜준다. 이밖에 맨발로 걸으면 따끈하고 까슬한 모래에 의해 발바닥 아치 부분이 자극돼 만성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