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주말이면 더위를 피해 수영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물론 피서를 제대로 즐기려면 작열하는 태양 아래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모래사장을 걸어야겠지만 당장 해변으로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도심 곳곳의 수영장도 더위를 식히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여름철은 각종 피부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로 휴가의 들뜬 마음에 자칫 주의를 게을리 할 경우 피부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수영장 또는 해수욕장 등 피서지에 증상이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사실 해변은 고사하고 집에서 가까운 수영장을 찾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신체의 대부분이 노출되는 수영복 차림은 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쉬워 타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수영장의 특성 상 타인의 몸에 있던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환부로 옮겨져 2차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야외 수영장을 찾을 때 조심해야 할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대부분의 수영장에서 물을 살균 세척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독약, 즉 염소 성분이다. 염소는 피부에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각질층의 보습효과를 감소시켜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실례로 수영장을 다녀온 후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이 크게 악화됐다는 환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진혁 우보한의원 원장(압구정점)은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위험 인자는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염소 성분은 피해야 할 중요 인자 중 하나”라며 “아토피 피부염 환자라면 가급적 염소 소독을 하는 수영장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불가피하게 수영장을 이용한 경우에는 일반인들에 비해 더 많이 몸을 헹구고 수분이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수영장 이용 후 아토피 피부염의 부위가 확대되거나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증상의 악화를 초래해 치료도 어려워지지만 치료기간 또한 장시간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토피 피부염은 여름철에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은 아니다. 다만 여름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많을 뿐, 사계절 내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은 우리 주위에 상존해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 이를 제거해주는 근본치료를 꾸준히 시행해야 완치와 함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원장은 “대부분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휴가철이 끝나고 난 후 증상의 악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이는 휴가지에서 들뜬 마음에 아토피 피부염 환자라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고 증상 악화를 초래하는 행동을 무심코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아토피 피부염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를 꾸준히 지속할 때 완치가 가능한 만큼 평소 생활에서 증상의 악화 요인을 피하는 동시에 계절에 상관없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