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약(?) ‘치맥’, 허리를 공격한다?!

여름철 보약(?) ‘치맥’, 허리를 공격한다?!

기사승인 2012-07-05 11:59:01

[쿠키 건강] 여름철 치맥(치킨+맥주)의 유혹은 쉽사리 떨쳐버리기 힘들다. 열대야로 밤늦게 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보면 치킨, 라면, 족발 같은 고단백·고지방 야식을 찾기 마련.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복부에 살이 찔 수밖에 없다.

여름철 복부비만은 먼저 허리를 공격한다. 배 부위는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근육이 얇은 대신 지방층이 두껍고 2~3겹으로 돼 있어 살찌기 더 쉽고 빼기는 어려운 특징이 있다. 전반적인 체중증가로 허리로의 부담이 급증되고 특히 복부에 살이 많이 찌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증가하면서 복강(복막으로 덮힌 복부의 가장 넓은 공간) 속 압력을 높인다. 이때 주변에 있는 허리와 척추에 그 압력이 그대로 전달되고 신경을 눌러 급성요통을 일으키거나 툭하고 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터지는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김인철 하이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비만한 사람들의 경우 보통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약 15% 허리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은데, 이는 체중이 늘어날수록 척추와 주변 근육이 받는 하중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며 “비만인 사람이 구부정하게 앉을 경우에는 허리질환이 생길 확률이 1.7배나 증가한다”고 밝혔다.

복부비만으로 급성허리통증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장기화되면 ‘척추 전만증’이 초래된다. 무거운 배 때문에 평소 허리를 곧게 세우는 것이 어려워 보행 시 자연스럽게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동시에 상체는 뒤로 젖혀지는 자세가 연출되는데, 이때 허리는 정상적인 ‘S’라인에서 ‘D’라인으로 점차 변하게 되는 것이다.

척추전만증이 시작되면 척추와 추간판 각도에 이상이 생기면서 한쪽 부분에만 부하가 작용돼 결국 요통으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탈출된 추간판이 총비골신경을 눌러 하체가 저리는 방사통이 동반되면서 계단을 오르거나 달릴 때 지장을 준다.

척추전만증이 의심된다면 가정에서도 이를 진단해 볼 수 있다. 바닥에 누웠을 경우 허리에 손이 들어갈 만한 틈이 생기고 서있을 때 측면에서 보면 유난히 아랫배가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다. 또 허리를 숙였을 때 펴기가 힘든 특징이 있다.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진단을 위해 기저질환, 환자병력, 이학검사, 신경학적 검진 등이 시행되고 ‘X-Ray’ 같은 간단한 영상검사를 통해 요추의 특징적인 전만상태와 배열상태의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척추전만증으로 확진됐을 경우 우선 식이요법과 유산소 운동을 통해 살부터 빼야 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허리건강을 더 위협할 수 있다. 오래 걷기 또한 마찬가지인데, 잘못된 자세에서 오래 걸었을 때 허리의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꼼꼼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도를 떨어뜨리고 자세교정과 더불어 하루에 30분 이상 바른 자세로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 다만 처음부터 30분을 채우기보다는 몸 상태에 맞춰 점차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자세교정에는 무릎을 골반 넓이로 벌린 후 엎드려서 양손을 바닥에 대고 호흡법에 맞춰 머리와 허리를 뒤로 젖혔다 앞으로 숙이는 일명 ‘고양이 운동법’이 척추의 만곡을 형성하는데 효과적이다. 만약 이러한 방법에도 효과가 없다면 특수카테터를 이용해 염증이나 유착부위를 치료하는 ‘감압신경성형술’을 통해 통증을 효과적으로 제어한 후 자가교정요법, 테이핑, 보조기 착용 등을 이용한 도수치료를 병행하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김인철 원장은 “척추전만증이 장기화되면 척추와 주변 근육 및 인대의 노화를 가속화 시켜 퇴행성 디스크질환이나 척추뼈가 분리돼 앞쪽으로 밀려나는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증상이 증등도 이상으로 심할 경우 보통의 보존적 방법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고 디스크를 절제하거나 나사못을 이용해 척추를 고정시키는 유합술 같은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척추전만증은 복부비만뿐만 아니라 하이힐을 애용하는 여성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높은 굽 때문에 보행 시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전만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날씬한 몸매에 비해 유난히 배만 나온 여성이라면 척추의 구조적 문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