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무대 위의 몸짓 하나하나 살아있는 느낌이었어요. TV에서만 보던 티아라와 한 공간에서 같은 노래를 부르며 호흡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더군요”(료우타, 43세)
걸 그룹 티아라가 8인 8색 매력을 뽐내며 일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티아라는 지난 25일과 26일 양일간 일본 도쿄 부도칸 공연장에서 일본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얼리박스(T-ARA Jewelry box)콘서트를 열었다. 평일에 열린 공연이었지만 매회 1만석 자리는 매진을 기록해 일본 내 티아라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팬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티아라를 상징하는 티아라 모양의 파란색 야광봉을 들고 이들의 등장을 기다렸다. 불이 꺼지자 공연장은 파란색 별들로 빛났고 티아라가 무대에 오르자 팬들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질렀다. ‘티아라 사랑해’ ‘티아라 짱’ 등을 외치며 한국 못지않은 응원 열기를 보였다.
이에 보답하듯 티아라는 히트곡 대부분을 일본어로 불렀고 2시간 동안 펼쳐진 공연 내내 서투르지만 일본어로 진행하며 팬들과 한걸음 더 가까이에서 소통했다.
복고풍의 매력이 살아있는 곡 ‘롤리 폴리’로 첫 무대를 연 이들은 ‘왜이러니’ ‘야야야’ ‘거짓말’ ‘너 때문에 미쳐’ ‘러비더비’ ‘보핍보핍’ 등 총 22곡의 노래를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고양이 분장에 장갑을 끼고 ‘보핍보핍’을 외치다가도, ‘너 때문에 미쳐’를 부를 때는 도발적이고 강렬한 눈빛으로 섹시미를 한껏 강조했다. ‘야야야’에서는 깜찍한 인디언으로, ‘롤리폴리’에서는 복고풍 소녀로 변신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멤버들의 개인 무대도 빛났다. 7~8명의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 한 호흡을 맞췄던 것과 달리 솔로 무대에서는 그룹 활동에서 선보이지 못했던 멤버 각자의 색을 선명히 드러냈다. 효민과 은정 지연은 ‘추추 트레인’(CHOO CHOO TRAIN) 무대에서 깜찍한 힙합걸로 변해 눈길을 사로잡았고, 소연은 그룹 슈가의 아유미가 리메이크한 ‘큐티허니’를 섹시버전으로 선보였다. 보람과 큐리는 일본 걸그룹 AKB48의 ‘아이타카카’를 소화했다.
새 멤버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티아라의 8번째 멤버인 아름은 제시제이의 ‘프라이스 테그’로 솔로 무대를 만들었고 오는 하반기 합류할 예정인 9번째 멤버 다니는 깜짝 등장해 유창한 영어 랩 실력을 선보였다.
최근 다리부상을 당한 화영은 일부 무대에만 섰다. 목발을 짚고 등장한 그는 “열심히 준비했는데 갑작스러운 다리부상으로 좋은 모습 보여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화영은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 무대에만 올라 랩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장에는 10~20대 팬뿐 아니라 어린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가족 단위의 관객도 많았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또 대부분의 케이팝 공연 팬들이 여성인 것에 비해 이번 공연에는 남성 팬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티아라 소속사 관계자는 “복고풍의 노래가 많아 한국뿐 아닌 일본에서도 30~40대 관객의 마음을 자극하는 것 같다. 다른 아이돌그룹과 달리 30~40대 팬층이 두텁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아라는 “고양이의 애교스러운 모습이나 귀여운 액세서리 등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포인트를 갖고 무대에 서기 때문에 남성 팬들이 많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 지난해 7월 일본에서 2000여 명의 팬들과 첫 쇼케이스를 가졌던 티아라는 1년여 만에 ‘꿈의 무대’로 불리는 부도칸 공연장에 서는 성장을 보였다. 지난 6월 19일 나고야를 시작으로 일본 투어에 나선 이들은 오사카, 후쿠오카, 센다이, 삿포로 등 총 7개 도시에서 4만여 팬들과 만났다.
부도칸 콘서트로 한단계 성장을 이룬 이들은 더 큰 규모의 공연장인 도쿄돔 무대에 서는 것도 희망했다.
“부도칸 무대에 서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해냈습니다. 도쿄돔 무대 역시 꼭 서고 싶은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진=코어콘텐츠
도쿄(일본)=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