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배우에서 감독으로 영역을 넓히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카메라 안에서 희로애락을 표현하던 이들이 이젠 메가폰을 잡고 ‘레디 액션’을 외친다.
배우의 감독 변신은 할리우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아이언맨’ 시리즈의 존 파브로 감독과 ‘용서받지 못한 자’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멜 깁슨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유지태, 구혜선, 박중훈 등이 메가폰을 잡고 감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구혜선은 더 이상 감독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은 배우다. 데뷔작인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로 부산아시아단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의 성공적 데뷔를 알렸다. 1인 영화제작사 ‘구혜선 필름’을 설립 했으며 첫 장편영화 ‘요술’(2010)에 이어 조승우, 남상미 주연의 장편영화 ‘복숭아나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지태는 지난 2003년 단편영화 ‘자전거 소년’을 통해 영화감독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연출과 각본, 주연까지 맡은 단편 영화 ‘초대’(2009)는 제5회 인디판다국제단편영화제(InDPanda 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의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와 ‘자전거 도둑’으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후지필름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첫 장편 연출작인 ‘산세베리아’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배우 박중훈이 지난 2011년 트위터를 통해 감독 데뷔를 알렸다. 대형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도둑들’의 연기파 배우 김윤석 역시 감독 데뷔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들이 감독에 도전했을 때의 명과 암은 무엇일까.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연기를 하고 현장에 오래 있었기에 촬영장을 능수능란하게 지휘할 수 있고 배우의 시각으로 좋은 연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배우 출신 감독의 경우 인지도가 있기에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긍정적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연출 수업을 잘 받지 못한 경우에는 주연 배우의 눈만 가지고 협소한 영화를 만들게 될 수 있다. 또 지나친 자신감에 과장된 연출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매우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