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피에타’ 수상 감사편지 보내…문재인 공개 지지

김기덕 ‘피에타’ 수상 감사편지 보내…문재인 공개 지지

기사승인 2012-09-10 21:21:00

[쿠키 영화]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김 감독은 10일 오후 ‘축하해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김기덕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편지에서 그는 “이번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말없이 지지해준 팬들과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문재인 국회의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그는 “문재인 님의 편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수평사회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는 것과 연말에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는 말은 뭉클하다”면서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할 분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의 국민이 돼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계의 성장을 위한 당부의 말도 남겼다.

그는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유명감독, 배우들은 수년 전 저와 같이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를 만들던 감독이었고 가난해도 열정으로 연기하던 배우들이었다”면서 “진정한 천만 관객은 중요하지만 수직 계열화된 극장을 몇 관씩 독점해 천만을 하면 허무한 숫자일 뿐이며 그런 수익은 휴지일 뿐이고 그 누구도 진정한 영광은 아닐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영화산업의 백년대계를 내다본다면 다양한 영화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독립영화와 저예산영화에도 균형 잡힌 투자 와 상영기회를 제공하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감독은 이번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외에 비공식상인 이탈리아 18~19세 관객이 선정한 젊은 비평가상과 영화 매체 기자들이 뽑은 골든 마우스상, 이탈리아 유명 작가를 기리는 나자레노 타테이상을 받아 4관왕을 차지했다.

‘피에타’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사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과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다음은 김기덕 감독이 보낸 편지 전문이다.

제가 외국에 있어 먼저 편지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이번 저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그동안 말없이 저를 지지해 준 제 영화팬과 사회각계층의 인사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바쁜 해외 순방 중이심에도 대통령께서 진심 어린 축전을 보내주셨고 새누리당도 영화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메시지를 발표하셨고 노회찬 의원님도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위원장님도 이외수 선생님도 진중권 님도 이현승 감독님도 문재인 님도 그 외 아직 파악하지 못한 분들까지 모두 축하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중에서 특히 진심이 가득 담긴 감동적인 긴 편지를 보내주신 문재인님의 편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건강한 수평사회를 위해 같이 노력하시자는 말씀과 연말에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는 말씀은 뭉클합니다.

모든 분들이 훌륭하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문재인님이 고름이 가득 찬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하실 분이 아닐까 생각하며 저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싶습니다. 이 상은 제 개인적으로 받은 상이기도 하지만 세계영화계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알린 모든 한국영화인에게 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임권택 감독님과 김동호 위원장님이 없었다면 결코 저에게 이런 영광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번 수상기회로 메이저 책임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지금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유명감독 배우들은 바로 수년 전, 저와 같이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감독들이었고 가난해도 열정으로 연기하던 배우들이었습니다. 진정한 천만 관객은 중요하지만 수직 계열화된 극장을 몇 관씩 독점해 천만을 하면 허무한 숫자일 뿐이며 그런 수익은 휴지일 뿐이고 그 누구도 진정한 영광은 아닐 것입니다.

열정으로 창작을 포기하지 않은 영화인들과 좋은 영화에 투자해준 메이저 자본이 함께 만든 공동의 가치일 것입니다. 영화산업의 백년대계를 내다보신다면 다양한 영화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독립영화 저예산영화에도 균형 잡힌 투자 와 상영기회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다시한번 제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겠습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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