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 안해, 미국회사니까’ 코스트코 배짱 영업

‘휴무 안해, 미국회사니까’ 코스트코 배짱 영업

기사승인 2012-09-12 20:32:01

[쿠키 경제] 코스트코가 강제휴업을 전면 거부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국내법을 피할 수 있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보인다. 코스트코가 정부 규제를 피해갈 경우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이유로 반발할 수 있어 정부와 대형마트 간의 힘겨루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코스트코 매거진’ 최신호를 통해 정부의 대형마트 강제휴업 조치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랬던 코스트코가 돌연 강제휴업을 거부한 것은 다른 대형마트가 휴일 영업을 재개한 마당에 혼자 문을 닫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른 업체와 달리 코스트코는 법원의 가처분 소송을 통해 영업재개를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법을 어긴 상황이다. 때문에 미국 기업인 코스트코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대형소매점 규제의 경우 상품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 경제적 규제보다 용도지역제에 의한 입지규제가 기본인 데다 주정부별로 규제 내용도 상이하다. 코스트코가 “국내법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거나 미국법대로 영업을 하겠다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코스트코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국내 업체들은 코스트코의 돌출행동이 못마땅하다. 그동안 대형마트들이 지역상권 보호 등의 이유로 규제를 받아왔고 중소업체와의 상생 등에도 노력해온 것과 달리 코스트코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같은 대형마트인데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강제휴무 등 정부의 규제를 피해가면 국내 업체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면서 “만약 국내 업체가 역차별을 당하는 상황이 온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 대형마트 업체들이 현지화 실패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쓸쓸히 퇴장한 것과 달리 코스트코는 해를 거듭할수록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매장 수는 8개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성장하면서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2조863억원, 영업이익 130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장 수 147개인 이마트가 지난해 88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영업이익도 높은 편이다.

유료회원제, 삼성카드와 현금결제만 가능한 결제시스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전 세계 608개 매장을 거느린 막강한 제품 구매력 덕분에 수입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재점의 경우 한 해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김상기 기자
snoopy@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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