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아이를 가진 여성의 직장생활은 어떨까. 영화 ‘화이팅 패밀리’는 단편 ‘인 굿 컴퍼니’(감독 김성호)와 ‘해마 가족’(감독 구상범)의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직장 내 임신부들에 대한 공공연한 차별대우를 고발한다.
2012년 1월 정부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무상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가족계획 협회’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출산장려 사업을 지향하는 ‘인구보건복지협회’로 변경됐으며 지난 2009년에는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가 출범하기도 했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에서 얼마나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이팅 패밀리’는 이런 저출산 문제와 맞닿아 있다. 임신한 여성이 받는 직장 내 차별대우를 통해 저출산율의 원인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먼저 김성호 감독의 ‘인 굿 컴퍼니’는 임신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압력을 받고, 믿었던 여자 동료들마저 한두 명씩 배신해가는 과정을 세미 다큐형태로 보여준다. 회사 구성원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속마음을 보여주는데, 이중적이고도 개인적인 이들의 모습은 나 역시 그런 태도를 갖고 있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한다.
김성호 감독은 “저출산 문제로 크게 엉켜있는 실타래를 한 올씩 풀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풀어 올바른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그에 도움이 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구상범 감독의 ‘해마 가족’은 ‘엄마도 아빠 할 수 있고 아빠도 엄마 할 수 있다’는 해마에서 착안,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낳겠다는 남편의 엉뚱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구직 중인 남편은 집에서 첫째 아이를 돌보고, 아내는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한다. 그러던 중 아내는 둘째 아이를 갖게 되고, 직장 내 위치가 불안해지자 결국 낙태를 결심한다. 하지만 이를 막고 싶은 남편은 대신 아이를 낳겠다고 선언한다. 영화는 아이를 낳는 남편의 모습을 판타지로 보여주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또 냉정한 현실을 비추며 가정과 일 모두를 지키고 싶은 여성의 애환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이명행, 최희진, 배용근, 양은용 등이 출연했으며 지난 13일 개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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