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일 현재 전체 532경기 중 521경기 만에 프로야구 관중이 700만명을 넘어섰다. 1982년 출범 당시 143만8768명이었던 관중 수는 30년 만에 약 5배가량 증가했다. 올 시즌 이 같은 흥행을 기록한 데에는 경기 내적으로 돌아온 해외파 스타와 시즌 끝까지 이뤄진 순위 싸움이 주 원인이다. 경기 외적으로는 여성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각 구단은 활발한 마케팅으로 더 많은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였다.
◇돌아온 스타들=올 시즌 프로야구는 스토브리그부터 뜨거웠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거포’ 김태균이 나란히 한화에 둥지를 틀었고, ‘BK’ 김병현과 ‘라이언킹’ 이승엽은 각각 넥센과 삼성으로 오면서 프로야구 초반 인기의 세몰이를 톡톡히 했다. 이들 ‘해외파 4인방’의 복귀와 함께 올 시즌 프로야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접전이 이어지며 팬들의 흥미를 돋구었다. 실제 각 팀당 3∼4게임 밖에 남지 않은 이달 초에도 여전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이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순위가 요동쳤다. 또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8월까지 상위권에 자리잡은 넥센의 선전은 팬들의 관심을 잡기에 충분했다.
◇그라운드 사로잡은 女心=경기장에선 출범 초기만 해도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아저씨들의 거친 응원이 득세하던 야구장 관중석은 어느새 연인과 가족이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오는 놀이터로 바뀌었다. 이렇게 야구장 풍경을 바꿔 놓은 가장 큰 힘은 여성 관객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10월 전국 5개 구장에서 무작위로 고교생 이상 관람객 1054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관중은 39.2%를 기록했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인 티켓링크가 올해 6월 최근 3년간 예매 관중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여성 관중은 40.7%로 지난해 대비 2.5% 포인트 증가했다. 두산, SK, KIA 등 일부 구단도 자체 조사 결과 여성팬 비중이 40%를 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리잡은 스포테인먼트=각 구단도 더 많은 팬을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2007년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한 SK, 여성팬을 위한 ‘퀸즈 데이’ 행사를 맨 처음 선보인 두산이 대표적이다. 또 잠실, 사직, 대구구장 등은 여자 화장실을 개·보수하고 어린이 놀이방, 여성 휴게실 등을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여기에 ‘올드 유니폼 데이’ 등 향수를 자극하는 행사를 통해 지역 연고 구단에 애착이 깊은 청·장년 남성팬까지 끌어들였다. 꾸준히 스타가 생기고 각 구단과 야구장도 팬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년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프로야구 흥행 열기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