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등산용품, 꼼꼼한 무릎스트레칭, 산행 중 충분한 휴식 필수… 쪼그려 앉았다 일어날 때 극심한 무릎통증 있다면 연골판 파열 의심해야
[쿠키 건강] 본격적인 가을산행이 시작되면서 ‘반월상연골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위뼈(대퇴골)와 무릎 아래뼈(경골)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관절액을 고르게 분포시켜 관절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곳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찢어졌을 경우 뼈와 뼈가 맞닿는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또한 반월상연골판은 한 번 다치면 자연 치유력이 현저히 떨어져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도 찢어진 채로 남아 무릎부종과 더불어 만성통증 및 이물감이 생긴다. 다치지 않는 것이 상책인 셈이다.
그렇다면 ‘반월상연골판’ 건강도 챙기고 가을단풍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올바른 등산용품 착용이 중요하다. 반드시 내 몸에 맞는 등산화를 신고 평소 무릎이 약하거나 비만한 사람의 경우 무릎에 전해지는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등산용지팡이를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등산화는 발이 많이 붓는 저녁시간에 두꺼운 양말을 착용한 뒤 자신에게 맞는 치수를 골라야 한다. 걸을 때 접히는 곳에 압박이 크거나 끈을 맸을 때 발등의 압박이 큰 등산화는 피해야 한다. 또한 배낭의 무게는 자신의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아야 관절부담이 줄어든다.
등산장비를 점검했다면 다음은 산행 전 꼼꼼한 무릎 스트레칭이다. 손바닥으로 무릎과 무릎주변을 따뜻해질 때까지 충분히 비벼주고 주무른 후 돌리고 쭉쭉 늘이는 체조로 마무리하면 된다. 이런 순서는 날씨가 추울수록 더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무릎을 구부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는 체조는 오히려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산행 중 무릎에 통증이 느껴졌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무릎 스트레칭을 반복하고 준비된 파스 등으로 통증을 가라앉힌 다음 산행을 이어가야 한다. 아울러 산행을 할 때는 오르막보다는 하산 시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뒤쪽 다리의 무릎을 더 깊숙이 구부려 앞쪽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계속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경사가 완만한 코스를 선택해 하산해야 ‘연골파열’같은 위급상항을 막을 수 있다.
다만 앉았다 일어나거나 무릎을 구부리기 힘들고 아플 정도라면 연골파열이 의심될 수 있는 만큼 즉각 척추전문병원부터 찾아야 한다. 김상훈 부천하이병원 원장은 “파열범위가 경미할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절제하거나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찢겨진 연골을 꿰매 봉합할 수 있지만,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보조기 착용과 장시간의 재활훈련이 수반된다”고 밝혔다.
반면 파열정도가 심하다면 인공 연골판 이식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안타까운 사실은 반월상 연골파열이 초기에 통증이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체노화가 진행될수록 증상이 더 크게 재발되는 것은 물론 자칫 퇴행성관절염으로까지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결국 연골이 닳아 정상생활이 어려워져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
한편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등산을 즐기는 중장년층 이외에도 과격한 운동을 좋아하는 20~30대에게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김상훈 원장은 “평소 무릎근육과 인대가 단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무릎을 많이 쓰는 운동을 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며 “평소 걷기와 아쿠아에어로빅 등 무릎을 크게 쓰지 않으면서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생활화해야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