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방송에서는 뇌기능신경학의 선구자인 캐릭(Carrick) 조지아주 라이프대학 의학센터 박사의 뇌손상 치료 사례가 소개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17세 소년 윌 알렌은 운동 경기 중 충돌로 인해 외상성 뇌 손상을 얻게 됐다. 그로 인해 뇌가 칼로 찔리는 듯한 편두통을 호소하는가 하면, 빛에 민감하게 돼 하루 종일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 했다. 캐릭 박사가 선택한 치료의 방법은 신체 여러 부위를 자극해 뇌의 이동경로를 다시 가동시키는 방법이었다. 그 결과 몇 분 전만 하더라도 왼쪽 팔을 들 수 없는 상태였던 알렌은 스스로 팔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뇌기능신경학이 처음 등장한 1980년에는 학자들 사이에서 과학적이지 못하고 심리적인 믿음에 의한 치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치료의 방법이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치료의 방식을 다른 방법으로 결합한 것이라는 것을 꾸준한 연구로 인해 밝혀내고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그 효과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이 다른 의사의 소개를 받아 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생소한 뇌기능신경학 치료법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 뇌균형 운동치료센터 ‘밸런스브레인’은 뇌기능신경학을 토대로 뇌의 불균형으로 인한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뇌의 불균형은 ADHD, 틱장애, 발달장애 등 스펙트럼 질환을 유발하는데, 기존의 약물치료 대신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운동을 통해 뇌에 자극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약물치료에 대한 후유증이 없는 것도 이 치료법의 장점 중 하나다. 변기원 밸런스브레인 대표원장은 “뇌기능신경학 치료는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치료법이지만 미국, 일본, 유럽, 호주 등 외국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약물치료와 비교하면 운동치료는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번 치료가 되고 난 뒤에는 재발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