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일교차가 10℃ 가까이 벌어지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날씨에 방심했다간 감기에 걸리기 쉽다. 하지만 전립선 환자라면 감기약 하나도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전립선 환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근육이 수축돼 평소보다 소변보기가 힘들어지는데, 일부 감기약에는 근육을 수축시키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잘못하다간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 심할 경우 응급실 신세를 질 수도 있다.
◇일부 감기약 성분, 방광 및 요도 근육 수축시켜… 심한 경우 급성요폐 발생=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전립선 환자라면 감기약 하나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도 전립선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이는 일부 감기약에 들어 있는 성분 때문이다. 콧물 감기약에 든 항히스타민 성분이나 기침약으로 쓰이는 에페드린 성분은 소변이 나오는 방광 경부와 요도 근육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소변을 보기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로 악화돼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종합감기약은 항히스타민 계열 성분이 거의 대부분 들어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감기약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자신이 전립선 환자임을 알려야 한다.
감기약 때문이 아니더라도 전립선 환자는 기온이 떨어지면 배뇨장애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은 “날씨가 추워지면 몸이 움츠러들듯 전립선 근육도 위축돼 전립선을 관통하는 요도를 압박해 배뇨 시 느끼는 불편감이 커진다”며 “전립선 근육의 수축으로 방광 근육이 움츠러들면 소변을 보기 힘들뿐만 아니라 조금만 방광에 소변이 차도 요의가 느껴져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져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시기에는 소변 양도 증가한다. 갑자기 늘어나는 소변 양에 방광이 적응을 못해 배뇨장애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몸은 따뜻하게, 감기 걸리지 않도록 해야… 환절기 건강관리 중요= 전립선 환자는 무심코 먹은 감기약 때문에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환절기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찬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하거나 따뜻한 겉옷을 챙겨 입는다. 또 외출 전에는 집안에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는 등 추위로 인해 갑자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에는 간식이나 수분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좌훈요법이나 온찜질, 좌욕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온찜질은 집이나 회사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전기방석 등을 깔고 앉거나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질 때 찜질팩을 배에 대고 있으면 효과적이다. 퇴근 후 집에서는 35~40℃ 안팎의 따뜻한 물에 하루 10~20분 정도 좌욕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전립선과 관계된 장기인 신장, 간, 위 등의 기능을 개선하고 면역기능을 키워주는 한약을 중심으로 전립선 질환을 치료한다.
◇소변 참는 습관 버리고, 육류 섭취 줄여야… 채소와 과일 충분히 먹어야= 전립선 질환은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시간 앉아 일하거나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자세는 삼간다. 식습관도 영향을 미치는데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 생선을 많이 먹도록 한다. 콩이나 토마토, 마늘, 시금치, 호박 등이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호박씨는 이뇨효과가 좋고 인과 아연이 풍부해 전립선 환자에게 좋고, 마늘은 항균 및 소염 작용이 뛰어나고 기를 잘 돌게 하고 비위를 따뜻하게 해준다.
특히 업무 중이나 술자리에서 요의를 느끼면서도 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소변을 참을수록 회음부 근육은 더욱 긴장하게 돼 막상 화장실에 가도 회음부 근육이 풀리지 않아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이런 행동이 버릇이 되면 건강한 사람도 소변이 역류해 전립선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