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55세 주부 이미경(가명)씨는 최근 들어 어깨 통증이 부쩍 심해져 밤잠을 설치곤 한다. 낮에는 그리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가 간혹 통증이 심할 때는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몇 개월 정도 호전이 됐다가 다시 통증이 재발하곤 했다.
주변에서 어깨 통증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긴다고 그냥 참고 지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러다가 추석 때 음식을 장만한다고 어깨를 많이 사용하고 난 이후 통증이 더 심해졌다. 뒤늦게 진단을 받은 결과 ‘어깨 힘줄 파열’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은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젊은 연령에서 어깨 통증은 주로 외상이나 직업적 혹은 스포츠 활동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해 발생한다.
어깨는 견갑골과 상완골이 만나서 이루는 관절이다. 관절 주변으로 관절 주머니인 관절막이 둘러싸고 있고 그 바깥으로 회전근육이 감싸고 있다. 근육이 뼈에 부착되는 부위를 힘줄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회전근힘줄’ 혹은 ‘회전근개’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힘줄이 점점 약해진다. 이로 인해 힘줄이 붓고 손상을 입기 쉬워진다. 또 약해진 힘줄에 갑작스런 외상(넘어진다든가 무거운 물건을 든다든지)이 겹치게 되면 힘줄에 작은 파열이 발생하게 된다. 반복적인 동작 역시 힘줄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 파열의 크기가 작은 소파열이다. 일단 파열이 발생하면 파열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소파열이 중파열로 파열의 크기가 커지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파열, 광범위 파열로 진행된다. 일단 파열이 발생하면 저절로 아무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훈 연세견우정형외과 원장은 “일반적으로 소파열이나 중파열은 완전 봉합이 가능하고 대부분 완치가 된다”며 “하지만 대파열이나 광범위 파열은 봉합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봉합을 하더라고 재파열이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보통 관절 내시경으로 4㎜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이뤄진다. 파열의 크기가 커지면 힘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고 근육이 지방으로 대체가 되기 때문에 근육의 탄력이 없어져 원래 위치로 끄집어내기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에는 부분 봉합을 시행하거나 어깨 주변의 근육을 이전해 회전근의 기능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이 장기간 방치가 되면 어깨 관절염으로 진행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한다.
김 원장은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서는 치료시기를 놓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파열의 크기는 작을수록 수술 예후가 좋은 만큼 어깨 통증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반드시 병원에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김성훈 연세 견우정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