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산악회 모임을 하고 있는 회사원 전모(42·남)씨는 가을의 시작이 전혀 반갑지 않다. 이제 본격적인 등산 시즌이 시작되고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준비하지만 정작 산악회 회원인 자신은 지난 봄에 당한 무릎 부상 때문에 등산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봄, 전씨는 등산을 하고 내려오던 중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무릎에 통증이 나타났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은 전씨는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아 인대재건술을 받았다.
오늘(10월 18일)은 ‘산의 날’이다. 산의 날은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고 산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우기 위해 UN에서 제정했다. 그러나 산의 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누구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등산마니아다. 가을은 본격적인 등산 시즌이 시작되는 계절로 등산 마니아들은 등산용품을 구입하며 만발의 준비를 시작한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무리한 등산은 각종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무리한 등산은 발목, 무릎, 허리 등 각종 부상에 노출될 수 있어= 등산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며 몇 가지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운동 중 하나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나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을 하게 돼 발목이나 무릎 관절 등이 손상되거나 각종 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산행 도중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이 삐거나 골절되는 부상을 입을 수 있고,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특히 산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내려올 때는 근육의 긴장이 풀어져 발을 잘못 디디기도 쉽고, 뛰어내려오다 다리의 힘이 풀려 무릎이 꺾이면서 십자인대가 파열되거나 허리를 비끗하는 등의 부상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준비운동과 장비 준비로 등산 중 부상 줄일 수 있어=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등산 전에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근육이 잘 놀라게 되고, 그러다 보면 등산 중에 쥐가 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등산화와 등산복 등 철저한 장비를 갖추고 해야 안전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등산용 스틱은 필수. 등산용 스틱을 이용해 걸으면 발에 의존하는 하중을 30% 정도 팔로 분산시켜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하산 시 무릎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평소 무릎이 약한 사람은 무릎보호대를 이용하면 충격이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무릎 슬개골 부분의 관절을 잡아줘 무릎의 연골 손상과 십자인대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가까운 뒷산을 오르더라도 배낭은 꼭 매는 것이 좋은데 이는 넘어졌을 때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허리를 받쳐주며, 뇌진탕과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등산 후에는 따뜻한 물로 근육들이 뭉치지 않게 마사지를 해주면 근육통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은 “만약 등산 중 경미하게라도 부상을 입었다면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기본적인 처치 후 며칠 경과를 살펴보다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등산 중 부상을 입은 사람 중 대다수가 발목이나 무릎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가 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등산은 건강에도 좋고,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오르면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훌륭한 운동이다. 그러나 급작스럽고 무리하게 한다면 운동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등산도 즐기고, 건강도 지키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