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이번 주말 설악산을 시작으로 전국 유명산의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다는 예보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단풍 나들이를 겸한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등산은 건강에 이로운 운동이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등산이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척추관절이 아픈 환자는 등산 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척추관절 환자가 등산 후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무릎 보호대, 스틱, 등산화 깔창 등 일면 사소해 보이는 장비지만 등산 중 안전을 책임지고 후유증까지 막아줄 수 있다.
◇무릎 보호대는 등산 당일만 착용해야= 가을철 대표 운동인 등산은 유산소 운동인 동시에 근력 운동이며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효과까지 있다. 적당히만 하면 척추와 관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오르락내리락 걷기가 주된 동작인 등산은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주는 운동으로 평소 운동이 부족하거나 관련 질환이 중증인 사람은 무리하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척추와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체중이 증가한 상태여서 등산 후 허리와 무릎 등에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퇴행성 척추관절 질환인 관절염,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환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등산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중증 환자가 아니라면 2~3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은 즐길 수 있다. 대신 등산 장비는 꼼꼼히 챙겨야 한다.
무릎 관절이 약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장비는 무릎 보호대다. 무릎보호대는 무릎 관절을 잡아줘 안정성을 높여주고 연골과 십자인대의 손상을 줄인다. 특히 무릎보호대는 등산 중에
생길 수 있는 슬개골(무릎뼈) 연골 손상까지 예방한다. 슬개골은 무릎을 굽혔을 때 삼각형 모양으로 만져지는 뼈로 등산 중 앞으로 넘어지면서 무릎을 단단한 바닥에 부딪힐 경우 슬개골의 안쪽면 연골을 다치기 쉽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보호대는 무릎 관절을 잡아줘 부상과 통증을 예방한다”며 “하지만 장기간 착용하면서 무릎 보호대에 의지하게 되면 관절 주위의 근력이 약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등산 당일에만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등산화 끈, 오를 땐 느슨하게-내려올 땐 단단하게 조여야= 관절 보호를 위해 두 번째로 중요한 등산 장비는 등산화와 깔창이다. 무릎 관절이 약한 사람은 발목 관절 상태도 나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등산화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발목이 없는 경등산화보다는 발목을 잡아주는 중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등산화 끈은 발목 관절이 많이 움직이는 오르막에서는 다소 느슨하게, 체중이 실리는 내리막에서는 단단하게 묶어 관절을 보호한다.
등산화 깔창은 바닥의 발목과 무릎에 오는 충격을 덜어준다. 실리콘, 폴리우레탄 등의 재질이 충격 흡수를 잘 한다. 깔창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푹신한 양말로 깔창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발목 관절을 다친 적이 있는 사람은 발목보호대를 착용한다.
◇스틱, 오르막에서는 낮게-내리막에서는 높게 잡아야= 등산용 지팡이인 스틱은 균형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되고 하중의 30% 정도를 팔로 분산시켜 허리와 무릎 부담을 줄인다. 스틱은 산의 경사에 따라 길이를 조정해 잡는 것이 중요하다. 평지에서는 스틱을 잡았을 때 팔꿈치가 90도 정도로 접히는 높이가 적당하다. 오르막에서는 스틱을 낮게, 내리막에서는 높게 잡아 팔꿈치가 90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스틱의 손목 걸이는 손목에 걸리는 하중을 흡수하기 때문에 손목을 보호할 수 있다. 간혹 산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스틱 대신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뭇가지가 부러지면 부상을 당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나뭇가지가 체중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것이 아니면 스틱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배낭은 뒤로 넘어질 경우 몸을 보호하기 때문에 너무 작은 것보다 등판을 적당히 가릴 정도의 크기가 좋다. 보통 여자는 30~35ℓ, 남자는 35~40ℓ 용량의 배낭을 쓴다. 배낭은 어깨끈을 조절하고 허리끈도 함께 매서 등에 밀착되도록 한다. 배낭에 들어갈 물품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기온 변화를 대비한 겉옷, 초코바 같은 부피가 작으면서도 칼로리가 높은 식량, 생수, 지도와 나침반, 응급처치약품 등을 챙기되 배낭의 무게는 체중의 20%를 넘지 않도록 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등산 후 척추 관절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보통은 아픈 부위를 찜질하면서 충분히 쉬면 회복되지만 일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