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절정… 낙상 위험 높이는 ‘가을등산 3禁

단풍 절정… 낙상 위험 높이는 ‘가을등산 3禁

기사승인 2012-10-19 13:39:00

구두등산-음주하산-청바지착용 피해야

[쿠키 건강] 본격 단풍철. 평소 등산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도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의 유혹에 못 이겨 삼삼오오 산을 찾는 인파들이 크게 늘어난다. 소풍 가는 어린아이처럼 한껏 들뜬 마음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행을 나선다. 청바지나 구두를 착용하고 가을산행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고, 산을 오르내리며 거나하게 취하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행동은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다 도리어 ‘박리성골연골염’, ‘척추압박골절’, ‘반월상연골판’ 등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즐겁고 안전한 가을 등산을 즐기기 위해 산행 시 꼭 피해야 할 3가지를 알아보자.

◇구두 등산 - 발목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하고 바닥 미끄러워… ‘박리성골연골염’ 발생 위험= 등산을 하다 보면 의외로 구두를 신고 산행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여성들의 경우 하이힐이나 슬리퍼를 신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려한 산새 덕분에 사계절 등산 인파가 넘쳐나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편이지만 모래가 많은 지형 특성상 구두를 신고 산행을 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등산화를 신고도 미끄러지는 모습들을 종종 발견하게 되는데, 더욱이 신발 밑창이 미끄러운 구두를 신는 경우 미끄러지거나 발목이 접질리는 사고 위험성은 거의 100%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와 달리 구두는 복숭아뼈 밑까지만 닿는 높이로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산행 시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한 번 삐끗한 발목은 산행이 끝날 때까지 장시간 무리가 가게 된다.



이렇게 발목을 삐끗했을 때 부기와 통증이 있거나 뼈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은 증상이 있다면 ‘박리성골연골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한 염좌로 생각하고 찜질 등으로 치료를 미루다 보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하산하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평지에서 발목을 다치는 것보다 산행 시 발목을 다치게 되는 경우 더 심한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평소에 발목을 자주 삐끗하거나 발목 관절이 약한 사람들의 경우 박리성골염골염 등에 걸리기 쉽다”며 “박리성골연골염을 방치하면 관절 주변에 혈액순환이 안돼 골괴사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심해지면 퇴행성관절염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주 하산, 주의력·균형감각 떨어져 낙상위험 높아… ‘척추압박골절’ 유발 가능성= 산에 오는 즐거움 중 하나가 땀 흘리며 정상에 오른 후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는 것이라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등산길에 거나하게 취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마시는 막걸리는 몸을 나른하게 하고 긴장을 푸는 역할을 할 것 같지만, 기분 좋게 한두 잔 마시다 취기가 올라 하산할 때는 낙상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사고 발생율 또한 등산 시보다 하산 시에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본인 체중의 3배로 여기에 배낭 무게와 흙과 돌, 나뭇잎 등으로 생기는 미끄러움까지 더해져 몸의 중심을 잡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음주 하산을 하게 되면 술로 인해 주의력까지 현저히 떨어져 균형 감각을 잃게 되고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의 충격에 의해 척추가 주저앉아 변형되는 골절로 엉덩이 부분이 바닥에 부딪혔을 때 발생한다. 주로 40,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음주산행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진 노인들과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기 여성 산행자가 낙상할 경우 부상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이 반복되면 소위 꼬부랑 할머니가 되기 때문에 압박골절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 사람들은 각별히 외상을 조심해야 한다.

송준혁 바른세상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압박골절은 다치고 나서 극심한 통증이 따르는 경우가 많고 또 통증이 지속되기 때문에 다친 후 많이 아프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척추압박골절은 간단한 시술로 통증이 즉각적으로 감소해 금방 편해지는 만큼 생각보다 치료가 용이한 편이다. 다친 후 앉거나 일어서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노인층에서 발생한 경우라면 꼭 이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바지 착용, 신축성 제한으로 보폭제한과 활동성 떨어져… ‘반월상연골판’ 손상 위험= 등산은 하체 중심의 운동이다. 몇 시간씩 장시간 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계곡, 암벽 등 여러 가지 난코스를 만나게 된다. 이런 경우 우리 몸의 어느 부위보다 하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등산바지를 선택할 때 신축성을 최우선으로 보는 이유도 이런 활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불안정하고 긴장된 자세로 계속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산행에서 신축성이 떨어지는 청바지를 착용한다면 보폭과 활동성에 제약을 받아 낙상위험은 물론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될 수도 있다.



무릎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해지면 손상 위험이 높아지는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위뼈와 아래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반월상연골판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회복이 불가능해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찢어진 채로 남아 만성통증 등 후유증이 발생한다. 등산 후 무릎 통증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반월상연골판은 한 번 파열되면 치료가 끝나더라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재발하거나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소 관절운동과 스트레칭 등을 생활화해 운동 시 부상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등산 시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몸에 맞는 등산복?등산화 착용으로 안전 산행… 과도한 음주산행은 운동효과 없어= 산을 쉽게 생각하고 산행하는 이들에게 사고가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산행할 때는 즐거움과 안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등산화는 발목을 감싸는 높이와 미끄럼 방지 밑창이 돼 있는 것을 선택하고 두꺼운 양말을 착용한 뒤 발등을 압박하지 않을 정도로 신발끈을 묶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도록 한다. 등산바지는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엉덩이와 무릎 부분에 신축성이 좋고 땀 흡수와 배출이 좋은 것으로 선택해 활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음주산행은 주의력을 떨어뜨려 사고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산행 전후의 과도한 음주는 근육을 이완시켜 운동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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