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깨-팔 저린 증상 있다면 목디스크 의심해야… 단순 노화현상 인식, 간과해선 안돼
[쿠키 건강] #젊은 시절을 특별히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게 보낸 양모(61·남)씨는 요즘 들어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해지는 것을 느꼈다. 십년 전부터 가끔 이런 증상이 있었지만 노화로 인한 단순 통증으로 생각하고 그러려니 넘겼는데 최근에 다시 그 증상이 심해진 것이다. 결국 병원을 찾은 양씨는 뜻밖에 ‘퇴행성 목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솜이불은 처음 살 때는 폭신폭신 쿠션감이 살아있지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면 그 쿠션감은 푹 꺼져 얇아지고 너덜너덜해 진다. 우리 목도 마찬가지다. 목은 항상 무거운 머리를 받치고 있다. 그런 목안에는 뼈와 뼈 사이 말랑한 디스크가 있는데 이것이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면 노화가 돼 솜이불처럼 얇아지거나 탄력이 줄어 통증을 유발한다. 바로 목디스크다. 하지만 목디스크는 허리디스크에 비해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뭘까?
◇목뼈안 통로 넓어 통증 자각 늦어… 심하면 하반신 마비 올 수도= 목뼈는 척추의 일부분으로 우리 몸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뼈다. 목디스크는 노화로 인해 수분이 빠지고 닳아 디스크 안의 물질이 삐져나오면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며 발생한다. 목뼈 안으로는 중요한 신경인 중추신경과 추골동맥이 지나기 때문에 목디스크가 발병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 중요한 신경을 건드리게 되고 심할 경우 뇌와 우리 몸의 감각에 영향을 줘 하반신 마비까지 올 수 있다.
하지만 목뼈 안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는 허리 뼈 속 통로에 비해 넓고 자리가 많아 눌려도 잘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젊을 때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 40~50대에는 노화로 인해 당연히 오는 통증으로 생각해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노환으로 인식, 그냥 지나치는 경우 많아… 통증 무시한 채 방치하면 노화 촉진= 목에서 주는 신호를 무시한 채 그냥 지나쳐 발병 초기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나이가 들어 뒤늦게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을 찾게 된다. 통증은 목 통증으로부터 시작해 그 다음 어깨로 이어지고 팔까지 내려와 저리고 쑤시는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겪게 된다. 또 누워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고 서있을 때 머리를 지탱하는 힘 때문에 통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찜질을 하고 휴식을 취해도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면 디스크가 닳아 없어져 뼈가 붙어 있고 심한 경우는 수분이 다 빠져 MRI 상으로 까맣게 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중·장년층 이상이 돼야 심각성을 알고 병원을 가게 되는데 그때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 왜 진작 병원에 오지 못했을까 후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 많다고 수술 못한다는 건 편견… 치료선택의 폭 넓어= 세월이 흘러 주름이 생기듯 디스크 노화로 인해 생긴 목디스크는 외상이나 젊은 사람들의 디스크보다 치료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아픈 곳이 없어도 나이가 들어 생활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불편함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보존적 비수술 치료로 주사요법이나 물리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들 시술로 효과가 없다면 신경성형술을 시행한다. 신경성형술은 통증 부위에 가느다란 주사침으로 치료제 등 약물을 투입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이 난 부분을 가라앉힌다.
목디스크와 관련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편견이 있다. 바로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수술을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더라도 무조건 수술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디스크의 진행 정도와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노후생활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환자가 수술적 치료를 원한다면 상황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디스크 진행 정도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시행하기도 한다”며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무조건 수술을 하지 않거나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 여부는 환자의 의지와 결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어르신들이 많이 베는 딱딱한 목침은 목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 베개를 높이 베고 자는 버릇도 고치는 것이 좋다. 뭐니뭐니해도 목디스크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항상 바른 자세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잘못된 자세가 아닌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이긴 하지만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노화는 충분히 늦출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