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과학]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의 인기가 대단하다.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명 중 2000만명이 다운을 받고 월 매출은 100억원에 가깝다고 한다. 애니팡이 이렇듯 폭발적인 인기를 얻다보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손목과 손가락이 저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게임을 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자세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잠자리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애니팡을 하는 학생, 귀가 후부터 새벽 2시까지 하트를 주고받는 직장인 등은 이런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애니팡, 잘못된 자세로 오래하면 일자목-방아쇠 수지 유발= 애니팡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게임 방식이 단순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을 통해 가까운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는 등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애니팡은 같은 동물 모양 3개를 가로세로로 맞춰 없애는 단순한 게임 방식이다.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연결돼 있어 지인들과 게임머니의 일종인 하트를 주고받고 기록 경쟁을 할 수 있다. 화장실, 지하철, 침대 위 등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애니팡이 인기를 얻는 이유다. 애니팡의 인기를 타고 비슷한 게임인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처럼 애니팡을 비롯한 스마트폰 SNS 게임 사용자가 많다보니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주로 부모 몰래 이불 속에서 게임을 하는 학생, 퇴근 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직장인, 육아 중 아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 밤새 게임을 하는 가정주부 등이 게임 중독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는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스마트폰 게임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기 때문에 PC 게임보다 사용자 연령층과 직업군이 다양하고 후유증도 많다”며 “주로 밤낮 없이 잘못된 자세로 게임을 하다 목, 어깨, 허리, 손목, 손가락 등에 통증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애니팡 중독으로 인한 가장 흔한 통증은 목 통증이다. 스마트폰을 고개를 푹 숙이고 오래 들여다보면 목이 앞으로 쑥 나오면서 일자목이 된다. C자 형태의 목뼈가 일자 형태로 변형되면 목에 뻐근한 통증이 생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거나 엎드려서 게임을 하면 허리와 등, 어깨 근육이 뭉치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어깨에 부담이 가중되면 뒷목과 어깨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근막통증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다. 일자목이나 허리통증이 심해지면 디스크로 발전하기도 한다.
◇30분 게임 후 5분 스트레칭으로 후유증 예방= 스마트폰 게임은 액정을 터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손목과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가기도 한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정확하고 빠른 손가락 놀림으로 게임을 하다보면 손과 손목 근육에 과도한 긴장상태가 지속된다”며 “이러한 자세가 반복되면 손목에 손목 관절염이나 손목터널 증후군, 손가락에는 손가락 건초염 등의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가락의 주된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손목 내부의 통로인 수근관을 지날 때 눌려 생기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하게 시리다가 점점 손바닥과 팔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방아쇠 수지라고도 하는 손가락 건초염은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많이 움직여 이 부위의 힘줄에 대나무 마디처럼 마디가 생겨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손가락을 구부릴 때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같이 힘이 들고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애니팡으로 인해 목이나 손에 통증을 겪지 않으려면 게임 시간과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스스로 게임 시간과 자세를 조절하지 못하는 어린 자녀는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게임을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지게 되기 때문에 알람이나 자신만의 규칙으로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30분마다 알람을 맞춰놓고 알람이 울리면 5분 정도 쉬면서 스트레칭을 한다. 쉬는 동안에는 목 어깨 허리 손목 돌리기, 손가락 폈다 구부리기 등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척추와 관절을 풀어준다.
애니팡은 되도록 바른 자세로 앉아 즐기도록 한다. 쇼파나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하는 자세, 지하철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하는 자세 등은 절대 피한다. 어깨와 허리를 펴고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은 눈높이로 들고 사용한다. 손은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쓰는 것이 좋다. 점수를 올리기 위해 게임 한 판을 둘이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자세가 더욱 틀어지기 쉬운 만큼 자제하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