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여성 3명중 1명 HPV 감염

[쿠키 건강] 국내 성인 여성 3명 중 1명은 생식기사마귀(곤지름)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18~79세 여성 6만775명을 대상으로 한 HPV 감염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상 중 34.2%에 해당하는 2만787명이 HP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HPV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100여 종류가 있으며 자궁경부 상피 내에 병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40종류 중 고위험군은 16, 18번을 포함한 약 15종의 발암성 바이러스다. 이 밖에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성기사마귀를 유발하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17.5%(1만628명)의 여성이 고위험성 HPV에, 16.7%(1만 159명)는 저위험성 HPV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서 HPV 감염을 통한 생식기사마귀 질환을 겪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생식기사마귀를 치료하는 보명한의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성기사마귀 치료를 위해 내원한 여성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기준 약 21.4% 정도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남성 치료환자도 24.1%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생식기사마귀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빨라진 성경험 시기와 관련이 깊다.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궁경부에 인유두종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가장 큰 이유가 성행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성관계를 자주 시도하고 대상자가 많은 여성일수록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학계의 견해다. 전문의들은 과거에 비해 빨라진 성경험으로 여성들의 성관계가 늘어나며 HPV에 감염되는 젊은 여성 또한 늘고 있다고 전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일반인들의 곤지름이라 불리는 생식기사마귀에 대한 인지율이 극히 낮고 감염이 된 환자들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평소와 달리 성기부위에 흰색 또는 분홍색을 띤 사마귀가 나타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면 HPV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고 빠른 내원을 통한 검사를 해봐야 한다. 생식기사마귀의 경우 초반 증상이 나타나면 일반적인 성병으로 여기거나 알리기 부끄러워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질환을 더욱 키우는 행동이다.

생식기에 나타난 사마귀를 치료하기 위해 나타난 사마귀 자체를 제거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하지만 바이러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발 위험이 높고 2차 감염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신체의 면역력 회복을 통해 바이러스를 이겨낼 힘을 길러주고 피부 기능을 상승시키는 치료가 밑받침돼야 한다. 한방치료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한약제와 한방외용제 처방으로 환자의 저하된 면역체계를 회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조석용 보명한의원 원장은 “HPV에 감염된 환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면역기능이 회복되면 자연적으로 제거되지만 지속적으로 질환이 재발하고 감염 기간이 길어지면 자궁경부암과 같은 질환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초기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며 “한방치료는 성기사마귀 자체를 제거하는 방법보다 환자가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면역력 회복을 돕는 데 중점을 맞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