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국내 대형 배급사의 독과점을 지적해온 김기덕 감독이 대형 배급사 중 하나인 CJ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작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김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2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수상했다.
그는 “‘피에타’가 특별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제 영화를 지켜봐주고 격려해준 분들에게 드리는 상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천만 영화가 두 편 탄생했는데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영화 자체에는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있어) 아무 문제가 없고 영화인들의 노력도 높이 산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두 편의 영화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과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다.
이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백성의 억울함을 말하는 영화가 극장 독점을 통해 영화인들을 억울하게 하는 것”이라며 CJ 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CJ 엔터테인먼트와 작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할리우드에 있다가 오늘 아침 한국에 왔다. CJ 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의 정태성 대표와 함께 왔는데 제게 작품을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는데, 제 작품이 멀티플렉스 극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닌 1관씩만 차지한다면… 그렇게 배급해 준다면 함께할 의사가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 영화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다섯 번에 걸쳐 ‘피에타’ Q&A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한국의 김지운과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회 삼아 한국영화 시장을 세계적으로 넓힐 수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어 “우리 영화를 기다리는 전 세계 관객을 위해 한국 영화인들이 모두 하나가 돼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영평상 시상식에서 남녀주연상은 ‘부러진 화살’의 안성기와 ‘피에타’의 조민수가 차지했다. 남녀신인배우상은 ‘이웃사람’의 김성균과 ‘은교’의 김고은에게 돌아갔다. 신인감독상은 ‘밍크코트’의 신아가·이상철 감독이 함께 수상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각각 촬영상과 기술상을 받았다. 원로영화인 황정순에게는 공로영화인상이 돌아갔다.
<>제32회 영평상 수상자 및 작품<>
△최우수작품상=피에타
△감독상=김기덕(피에타)
△남우연기상=안성기(부러진 화살)
△여우연기상=조민수(피에타)
△신인감독상=신아가, 이상철(밍크코트)
△신인남우상=김성균(이웃사람)
△신인여우상=김고은(은교)
△각본상=윤종빈(범죄와의전쟁)
△촬영상=최영환(도둑들)
△음악상=이지수(건축학개론)
△기술상(미술)=오흥석(광해, 왕이 된 남자)
△신인평론상=이대연(경기대 강사)
△공로영화인상=황정순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김기덕(피에타)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