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의자, 얇은 옷 여러 겹… ‘건강한 김장 위한 5가지 제안’
[쿠키 건강] 주말이 다가오면서 김장을 준비하는 주부들이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때 이른 기습 추위에 주부들의 김장 담그는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개 11월 중순경 김장을 시작하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1월 중순에는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다음달 초까지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 준비만도 만만치 않은데 갑자기 찾아온 추위로 주부들은 더욱 곤혹스럽다. 또한 김장 후 찾아오는 ‘김장 후유증’은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스트레스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김장을 담근 후 통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맛있는 김치를 담그는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김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추운 날씨에 쪼그려 앉기, 관절엔 최악= 약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김장은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과정부터 양념을 버무리고 담기까지 모든 과정들을 쪼그려 앉은 상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주부들의 관절은 이틀 동안 그야말로 혹사당한다.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려 쪼그리고 앉는 자세는 체중의 7배에 달하는 하중을 무릎에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런 부담이 장시간 가해지면 관절 통증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리저리 배추를 옮기느라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동작도 무릎 관절에 통증을 더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척추는 앉은 자세에서 30~50도 정도 비스듬하게 굽히기만 해도 평상시보다 6배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척추 근육에도 많음 부담이 가게 된다. 손목과 팔꿈치 통증도 주의해야 한다. 절여진 배추는 포기당 약 2㎏으로 일반 배추보다 2배 이상 무겁기 때문에 무리하게 옮기다간 손목 또는 팔꿈치 부근 힘줄에 손상이 가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김장은 추워지는 11월 진행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11월은 관절 통증이 쉽게 나타나는 시기다. 기온이 내려가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해 무릎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 혈액순환 저하로 뻣뻣해진 근육과 인대는 무릎 관절을 제대로 받쳐줄 수 없고 결국 통증을 유발하며 부상 위험도 높인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량도 줄어 관절을 지탱해주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관절염이 더욱 악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하게 무릎을 사용하다 보니 ‘김장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송 원장은 “추운 날씨에 김장 담그기 등으로 무리한 활동을 하게 되면 관절의 부담이 크게 증가해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염이 악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관절염에 취약한 폐경기 40~50대 여성들 김장 주의= 김장을 하는 주부들 중 특히 폐경기인 40~50대 여성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대한폐경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연령은 49.7세라고 한다. 폐경 이후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골밀도가 급감하고 연골도 약해지면서 손상 받기 쉬워진다.
만약 통증이 심하다면 온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지만, 무릎이 붓거나 류마티스 관절염인 경우에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통증을 조기에 정확하게 치료하는 일이다. 송 원장은 “김장철 과도한 무릎 부담은 연골 손상을 초래하고 퇴행성관절염을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김장 이후 무릎 등 관절 통증이 있다면 속히 병원을 찾아 진단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맛있는 김장, 건강한 관절’ 위한 5가지 제안= 그렇다면 김장철에 관절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에게 ‘건강한 김장’을 위한 5가지 팁을 들어봤다.
△1. 무릎이 90도 이상 꺾이지 않도록 하라= 식탁에 올려놓고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보조의자를 사용해 무릎이 굽혀지는 각도를 최대한 작게 하고, 양쪽 다리 사이에 일감을 놓고 작업하는 것이 좋다.
△2. 30분에 한 번은 몸을 풀어 주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다 보면 관절이 굳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30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 해 주도록 한다.
△3. 보온에 신경 써라= 관절염은 추위에 특히 심해진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개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준다.
△4. 무거운 짐을 들 땐 최대한 몸에 바짝 붙여라= 절인 배추 등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최대한 몸쪽으로 끌어 당겨 팔꿈치나 손목에 가해지는 힘을 줄이도록 한다. 또한 많이 무거운 짐은 2인 이상 함께 들어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5. 설거지 할 때는 발판을 이용해라= 김장 후 뒷정리도 가장 고단한 일 중 하나이다. 설거지를 할 때도 허리와 등이 긴장해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높이 10~15㎝의 발판에 발을 한 쪽씩 번갈아 올려놓으면 무게가 분산돼 허리로 가는 부담이 줄어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