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는 오십견 환자가 늘어난다. 어깨가 뭉치고 뻣뻣해지면서 아픈 오십견은 중장년층에서 워낙 흔한 질환이다 보니 병원 치료보다는 생활요법으로 증상을 개선하려는 사람이 많다. 특히 겨울철에는 오십견 치료 목적으로 스파나 실내운동을 계획하게 된다. 오십견은 어깨관절이 굳은 상태이기 때문에 스파나 운동으로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고온 스파를 오래하거나 통증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무리해서 하면 오히려 어깨 관절이 더 굳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추위가 어깨 통증 악화 시켜= 50대 이상에서 자주 나타나는 어깨 관절 질환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십견의 정확한 병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노화로 인해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관절낭)에 염증이 생긴 후 유착돼 어깨 움직임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초기에는 어깨통증이 서서히 오다가 점점 진행되면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 통증이 있는 쪽으로 돌아누우면 극심하게 아프다. 오십견은 힘줄, 인대의 외상, 염증 등이 주원인이며 그 외에 목디스크, 갑상선 질환,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10% 이상이 오십견을 겪고 있다. 그러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10~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오십견 환자는 2006년 58만명에서 2010년 70만명으로 5년 새 20.4%가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10년 오십견 환자를 기준으로 50대가 29.8%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7%, 70대가 22.3%로 뒤를 이었다. 30대 미만 환자는 1.4%에 불과했다.
이처럼 오십견 환자가 증가하고 대다수 환자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기 때문에 오십견을 만성질환으로 여기고 병원 치료보다는 생활요법으로 다스리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해 어깨를 움츠린 채 생활하게 되고 기온이 내려가면 관절이 경직돼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지는데, 이런 날씨에는 스파나 실내운동을 하면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이에 대해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오십견 증상이 심해지게 되는데, 이때 스파나 운동으로 어깨관절을 이완시켜주면 통증이 줄어든다”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이고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파는 37~39도 수온으로 20~30분이 적당= 오십견 환자가 스파를 할 때는 반신욕보다는 전신욕이 권장된다. 반신욕은 전신욕에 비해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혈류량이 많아지고 혈류 속도도 빨라져 심혈관 질환이나 손발이 차가운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하지만 오십견이 있는 환자는 어깨까지 따뜻한 물에 충분히 잠기는 전신욕을 해야 굳은 어깨 관절이 이완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37~39도가 적당하고 시간은 머리와 얼굴에서 땀이 나는 약 20~30분 정도가 알맞다. 스파를 뜨거운 물에서 지나치게 오래하면 수분이 빠져나가 근육이 경직되고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냉탕과 온탕을 3~5분씩 3~5회 오가는 냉온욕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찬물은 근육을 경직시키는데다 욕탕을 오가다 물기가 있는 곳에서 넘어져 어깨를 다칠 위험도 있다.
◇스트레칭 후에도 통증 계속되면 치료 서둘러야=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가벼운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한 손으로 다른 쪽 팔꿈치를 잡고 몸 쪽으로 당겨주거나, 등 뒤에서 양손으로 수건을 잡고 상하로 움직여주는 것 등이다. 깍지 낀 양손을 등 뒤로 해서 등 위쪽으로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도 좋다.
그러나 어깨 스트레칭 시 통증이 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병원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오십견이 심한 경우는 스트레칭만으로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스트레칭을 강행하거나 파스나 찜질 같은 다른 자가 치료를 고집하면 어깨관절이 더 굳어져 치료가 어려워진다.
김성권 원장은 “오십견 초기에 발견한다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어깨가 많이 굳은 상태일 경우 관절내시경 등을 이용해 수술을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