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용 않는 근육·관절 운동으로 부상 위험 높아… 스키·보드, ‘스트레칭’ 필수
무릎 인대 수술 받았다면 2~3년은 쉬어야… 허리 약하다면 보드보다는 스키가 안전
[쿠키 건강] 쌀쌀해진 날씨가 무엇보다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겨울 스키장 오픈을 애타게 기다리는 스키·스노우보드 마니아들이다. 특히 올해는 일찍 다가온 추위에 11월 초부터 스키장들이 개장을 하며 이들을 반기고 있다. 본격적으로 설원 위의 스릴을 만끽하기 위해서 장비 점검, 복장 체크 등 만발의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겉치장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부상이다. 척추전문 서울척병원이 지난해 20~30대 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4명은 스키, 보드를 타기 전 스트레칭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60% 이상은 운동 중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칭은 부상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가장 간단하고도 필수적인 코스지만 정작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제 막 시작되는 겨울, 시즌 초부터 부상을 당한다면 설원 위의 짜릿함은 그것으로 끝. 한바탕 놀아보고 싶다면, 이것만을 알고 가자.
◇무릎, 허리, 손목 부상 잦은 겨울 레포츠… 평소 안 쓰는 근육 관절 스트레칭 필수= 이제부터 시작될 화려한 스키시즌을 앞두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스트레칭이다. 특히 봄, 여름, 가을에는 스키나 보드처럼 격렬하고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욱 명심해야 한다. 스키나 보드는 평소 잘 안 쓰는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수축돼 있는 근육과 관절이 갑작스러운 운동에 무리가 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굳은 관절을 풀어주고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사전 작업으로 손목, 어깨, 무릎 관절을 잘 풀어줘야 한다.
◇지난해 무릎 부상 당했다면, 욕심은 금물… 2~3년은 쉬는 게 바람직= 지난 시즌 무릎 부상을 당했다면, 올 시즌에는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십자인대 파열로 인대 재건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한 상황이라면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정상적인 범위의 동작은 가능하지만 완전히 회복돼 정상적인 인대 조직과 비슷해져 가는 데는 적어도 9개월에서 3년 정도의 충분한 회복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키나 보드 등은 수술 후 2~3년 후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방향 전환이 큰 동작은 피하고 경사면이 완만한 곳에서 타는 등 스릴보다 안전을 지키며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인대 재건술을 받게 되면 위치 감각이 손상 전 인대보다 둔해져 민첩성, 균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상적인 때보다 넘어질 가능성이 더 많다. 무릎 보호대 등을 꼭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픈 건 잠깐? 통증 부위 충분한 휴식으로 회복 시켜야= 스노우 보더들 중 특히 초보자의 경우에는 반복적으로 넘어지면서 꼬리뼈와 척추를 다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넘어질 때 손을 짚거나 어깨로 넘어지기 때문에 손목, 어깨관절, 쇄골 손상을 많이 당하게 된다.
스키는 보통 긴 플레이트가 서로 꼬이거나 다른 사람과의 충돌로 부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부츠와 플레이트를 고정시켜주는 바인딩이 풀리지 않을 경우 그 충격이 무릎으로 가해져 무릎 십자인대 파열 등의 부상을 당하게 된다. 스키, 보드를 즐기는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무릎이나 손목, 어깨 등을 다치더라도 잠시 통증을 가라앉히고 다시 운동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절대 피해야 할 행동이다. 통증이 발생했다면 충분히 쉬어주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남은 시즌을 더 즐길 수 있는 현명한 대처방법이다. 강진석 서울척병원 원장은 “한 번 손상된 무릎 인대는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고 운동을 계속한다면 부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손상된 인대에 계속 무리가 가해지면 인대 파열 및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이어져 결국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한 만큼 초기에 적절한 휴식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허리 시원찮으면, 보드보다는 스키= 평소 허리가 부실한 사람이라면 보드보다는 스키를 즐기는 것이 낫다. 허리가 크게 약하지 않은 경우에는 스키나 보드의 자세가 허리를 튼튼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주지만 허리가 약한 이들에게는 통증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보드는 스키보다 점프 동작이 많아 점프 후 착지과정에서 뒤로 떨어지면서 척추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소위 ‘점퍼 골절’이라는 병명이 등장할 정도로 보더들의 척추부상은 빈번하다. 배채완 분당척병원 원장은 “보드는 옆으로 넘어지는 스키와 달리 발이 고정된 상태에서 수직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허리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부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보더’가 되고 싶다면, 평소 허리근육 강화 운동을 해 주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 건강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스키장 안정수칙 -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라!]
잘나가는 스키어, 보더들도 본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넘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어차피 넘어질 거라면 안전하게 넘어지는 것도 노하우. 넘어질 때의 바른 동작을 미리 연습하고 몸에 익혀두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키
1. 두 팔을 앞으로 뻗고 몸을 약간 돌려 옆으로 넘어지는 것이 좋다.
2. 눈 위에 주저앉은 후에도 계속 아래로 미끄러지기 때문에 팔을 들어 손목이 다치지 않도록 한다.
◇스노보드
1. 앞 쪽으로 넘어질 경우 얼굴을 들고 양팔을 뻗어 가슴부터 전방으로 미끄러진다.
2. 뒤 쪽으로 넘어질 경우 살이 두터운 엉덩이부터 땅에 닿도록 하고 머리나 후두부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턱을 당겨 등을 둥글게 한다.
3. 넘어질 때 반드시 무릎을 굽히고 보드를 눈 표면으로부터 가볍게 들어올려야 한다.
4. 손가락을 펴는 것보다 주먹을 쥔 채로 넘어지는 것이 좋다.
◇스키+스노보드
1. 미끄러져 정지할 때까지 일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2. 넘어질 때 손을 뒤로 짚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