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겨울철 척추관절 관리③] 겨울 추위도 막을 수 없는 골퍼들의 무모한 열정…

[기획: 겨울철 척추관절 관리③] 겨울 추위도 막을 수 없는 골퍼들의 무모한 열정…

기사승인 2012-11-14 07:31:00

겨울 골프, 갈비뼈, 허리, 무릎, 팔꿈치 부상 위험 높아…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 얇은 옷 여러 개 겹쳐 입고 과욕 버려야

[쿠키 건강] 겨울에도 골프 애호가들의 골프 사랑은 멈출 줄을 모른다. 아무리 추워도 속에 내의를 껴입고서라도 공만 칠 수 있다면 골프는 결코 멈출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한 겨울 추위에 몸은 마음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마음 속에선 골프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사랑이 불타오르고 있다 해도 한 겨울, 찬 바람에 몸 속 근육과 인대는 꽁꽁 얼어붙은 듯 긴장하다 못해 경직돼 있다. 따라서 겨울은 골퍼들의 열정만큼이나 각종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계절이기도 하다.

◇스멀스멀 금이 가다 한 순간에 ‘뚝’, 피로골절 주의= 골프의 생명은 뭐니 뭐니 해도 스윙이다. 스윙은 골프를 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동작이자 가장 중요한 동작이다. 회전운동 시 몸을 꼬고 푸는 동작의 힘 조절과 샷을 하는 적절한 타이밍이 조화를 이뤄야 원하는 샷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보 골퍼들의 경우 하루라도 빨리 실력 향상을 하고픈 욕심에 자세에 대한 고민보다는 무조건 많은 연습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스윙 동작은 무리하게 많이 하다 보면 갈비뼈 부근의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이 갈비뼈 통증을 자신의 무수한 노력에 대한 훈장으로 여기고 스윙 연습을 강행한다. 그러나 이는 자칫 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강하고 빠른 속도로 몸을 과도하게 비트는 풀 스윙 동작을 요령을 잘 모르는 초보골퍼들의 경우 흉부 근육이 심하게 긴장된 상태로 당겨서 하는데, 이는 갈비뼈에 무리를 주게 된다. 보통 갈비뼈 골절은 처음에는 실금만 가는 피로골절로 시작되지만 이를 방치하고 무리를 하게 되면 완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 뼈가 어긋나서 붙은 부정유합이나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무리한 연습을 하기 보다는 강약을 조절해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로 반복되는 스윙 동작에 맷돌 갈리듯 찢어지는 반월상 연골판= 골프를 칠 때 허리만큼 회전이 많은 부위가 또한 무릎이다. 따라서 무릎 부상은 골퍼들의 고질적인 부상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백스윙 시 오른쪽 다리는 회전축으로 사용되며 다운스윙이 시작될 때 체중이동을 위해 무릎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릎 관절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골프에서는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가장 흔한데 세계적인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김미현 등도 반월상 연골판 손상 수술을 피하지 못했을 만큼 빈번한 부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의 관절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움직일 때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반월상 연골판은 스윙 동작을 할 때 반월상 연골판을 잡아주는 허벅지와 무릎 뒤쪽에 있는 근육들이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당기고 놓는 과정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제때 맞추지 못한 채 무릎이 돌아가면 연골판이 무릎 뼈 사이에 낀 채 맷돌에 갈리듯 비틀려 찢어질 수 있다. 사전 스트레칭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관절염이 시작되기 쉬운 중년층의 경우에는 보다 주의가 필요하다.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고, 무엇보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앰팩트 순간의 무리한 스윙, 날아가는 공과 함께 디스크도 탈출= 허리 역시 스윙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위다. 스윙 할 때의 척추 각도는 볼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심축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몸을 자꾸 비틀게 되면 정상적인 척추 각도가 흐트러지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 있다. 또한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기 때문에 스윙 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부위다. 따라서 좋은 스윙을 만들기 위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할 때는 적절한 척추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의 각도는 클럽의 길에 따라 다른데, 미들 혹은 숏 아이언의 경우 지면과 수직이 되는 것이 좋고, 아이언이나 우드는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우측으로 약간 기운 정도가 좋다. 또한 앰팩트 순간도 주의해야 한다. 만약 허리 근육이 덜 풀린 상태에서 허리를 갑작스레 비틀게 되면 허리 부상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주로 허리 인대나 근육이 늘어난 단순 염좌인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에는 디스크 탈출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스윙 동작 중에 조금이라도 허리에 통증이 느껴지면 더 이상의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안정을 취한 후 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조치 후에도 통증이 줄지 않고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공이 날아가는 순간의 짜릿한 전율과 함께 느껴지는 팔꿈치 통증, ‘골프엘보’= 또한 골프는 긴 클럽의 그립을 쥐고 하는 운동인 만큼 팔꿈치 통증도 주의해야 한다. 흔히 ‘엘보’라고 부르는 팔꿈치 통증은 팔꿈치 바깥쪽의 뼈와 근육이 만나는 곳에 생기는 통증으로 골프를 칠 때 그립을 너무 강하게 쥐거나 무리한 스윙을 반복하는 경우 많이 발생한다. 주로 야구선수, 테니스 선수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골프 엘보도 만만치 않다. 골프의 경우 테니스 라켓보다, 야구 방망이보다 훨씬 긴 클럽을 사용하고, 긴 클럽의 끝에 있는 클럽 헤드와 공이 부딪힐 때 발생하는 강한 반발력은 손, 손목, 팔목, 어깨까지 그대로 전달된다. 따라서 클럽이 길면 길수록 더 강한 힘이 관절에 가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손상의 위험도 큰 것이다. 또한 초보 골퍼들의 경우 공을 찍어 치는 아이언 샷 동작에서 어드레스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바닥을 치는 경우가 많고, 드라이버 샷을 할 때 과도한 욕심을 내다 힘 조절을 못하거나 스윙 폼이 잘못된 경우가 많아 골프 엘보의 위험이 더 높다. 골프 엘보가 시작되면 그립을 쥐는 것은 물론 사소한 물건을 잡거나 걸레를 짜는 등 팔을 비틀거나 쥐어짜는 동작을 할 때도 팔꿈치 안쪽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척골신경이 마비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겨울에는 교감신경계뿐 아니라 온 몸의 각 조직들이 수축된 상태로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뇌와 심장질환은 물론 다양한 관절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며 “따라서 각종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스트레칭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작은 부상이나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기 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큰 질환으로의 발전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겨울 ‘나이스 샷’의 비법]

1.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 몸을 충분히 푸는 데는 항상 17홀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준비운동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준비운동은 가급적 실내에서 하되, 가볍게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야외에서도 카트를 타기 보다는 걷는 것이 좋고, 쉬는 시간에도 계속해서 몸을 풀어주자.

2. 겨울 골프 패션의 정석, 얇은 옷 여러 개 껴입기= 겨울 골프 때는 땀을 빨리 흡수해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속건성 의류-차가운 바람으로부터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보온성 소재 제품-나 방풍과 방수가 가능한 기능성 점퍼류 순으로 옷을 입자. 목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터틀넥 의류나 스윙의 감각을 잃지 않도록 장갑을 껴 손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사용할 것= 클럽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신체조건에 가장 잘 맞는 것을 이용해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 허리 힘이 약한 사람은 가급적 긴 퍼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드라이브 샷을 할 때도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는 것이 좋다.

4. 욕심은 버리고, 스윙은 작게= 겨울철 지면은 얼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최대한 지면을 빗자루로 쓸듯 부드럽게 스윙해주는 게 좋다. 또한 근육이 수축되고 경직돼 있는 상태에서 평소처럼 스윙을 크게 하면 허리와 팔, 목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스윙 폭을 줄여 스윙을 해야 한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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